정훈교 첫 詩集 ‘또 하나의 입술’ 발간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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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03   |  발행일 2014-09-03 제23면   |  수정 2014-09-04
등단 5년 만…시인동네 시선
20140903
정훈교의 첫 시집 ‘또 하나의 입술’.

정훈교 시인이 첫 시집 ‘또 하나의 입술’을 시인동네 기획시선으로 펴냈다.

등단 5년 만에 나온 첫 시집은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과 때묻지 않은 시정이 군데군데서 묻어난다. ‘눈물을 덜어줄지언정,/ 누군가에게 슬픔이 되지 말자.// 햇빛이 되어줄지언정,/ 누군가에게 구름은 되지 말자.// 아.프.다.라고 쓰고/ 긴 외로움으로 읽자.// …/ 하루에도 몇 번씩 썼다 지우는,’(‘자서’ 일부)

시인의 고유한 언어감각과 사물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시적 감수성은 전편에 걸쳐 드러난다. 특히 단 한 줄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축약해 놓은 한 줄짜리 시편이 눈에 띈다.

‘허공에 처연히 목을 내놓은 당신이 있어, 골목마다 온통 희디흰 슬픔입니다.’(‘목련’ 전문), ‘밤새 당신 곁에 눈으로 내리고 싶습니다.’(‘대설주의보’ 전문) 등 한 줄짜리 시편은 간략하지만, 집약된 언어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시집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김춘식은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이 겉으로 보면 평이한 듯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섬세한 결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집”이라며 “난해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의식적으로 구사하거나 언어의 실험을 행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이번 시집에서 보여준 시적 언어는 다른 어떤 시인의 그것과 전혀 다른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정 시인은 2010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경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작가회의 사무차장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지역예술인들로 결성된 ‘문화예술협동조합 청연’의 상임이사를 맡아 문화예술의 스펙트럼을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 김광석 벽화거리에 ‘시인보호구역’이라는 집필실을 두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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