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무릎인공관절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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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23 08:10  |  수정 2014-09-23 08:10  |  발행일 2014-09-23 제19면
한국인 생활습관 고려 무릎 굽히는 각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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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고, 회복이나 재활에도 장기간 소요된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최근 수술기법 및 의술의 발달로 한국인들의 생활습관에 적합한 고도굴곡 인공관절이나 동양인형(한국형) 인공관절 수술이 보급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성서한미병원 제공>

100세 시대를 맞아 생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관절건강이다. 관절이 튼튼해야 일상생활은 물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절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보존적인 치료로 반응이 없는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수술을 받게 된다. 인공관절이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의 무릎관절이 수명을 다해 인공삽입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원인으로는 무리한 노동 및 가사를 들 수 있지만 한국형 좌식문화도 한몫한다.


고도굴곡인공관절 등 인기
155도 이상 구부리기 가능
손상된 부분만 교체하는
반치환술도 활성화돼 주목

가벼운 퇴행성 관절염 치료
진통 소염제 등으로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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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관 성서한미병원장

◆ 무릎관절은 삶의 주춧돌

신홍관 성서한미병원장은 “의사의 숙련도와 노하우에 따라 인공관절수술의 성공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찾아야 한다”며 “수술 전 환자의 관절형태, 질병의 진행 정도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철저한 검사가 이뤄져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 손상의 대표적 원인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보다 양반다리 자세 및 꿇어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 무릎관절의 조기퇴행이 외국인에 비해 빠른 편이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보다 더 무릎질환이 많다는 얘기는 무릎관절을 빨리 상하게 하는 생활습관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릎관절을 이해하려면 정확한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무릎은 크게 위뼈인 대퇴골과 아래뼈인 경골로 이뤄져 있고, 각각의 뼈를 둘러싼 연골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무릎 관절의 경우 관절이 빨리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연골과 연골 사이에 연골판이 있다. 이 연골판은 내측과 외측에 각각 1개씩, 하나의 무릎에 2개의 연골판으로 구성되는데, 생긴 모양이 마치 반달과 닮았다고 해서 반월상 연골판이라고 한다.

또 무릎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이 있는데, 이 관절막 내부는 관절액으로 불리는 액체로 채워져 있어 무릎의 윤활·영양 공급 역할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일반적으로 무릎을 둘러싸고 있는 연골이 닳고 상해 연골 밑에 있는 뼈를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러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무릎관절 안의 관절액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무릎은 붓고 열이 나며,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오(O)자 다리로 변형이 일어나고, 무릎을 굽히거나 펴기 힘든 관절운동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을 경우 진통 소염제, 연골 영양제, 줄기세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나 관절내시경 수술, 절골 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받게 된다.

이에 비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할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된다.


◆ 맞춤형 인공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고, 회복이나 재활 시간도 장기간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최근 수술기법 및 의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환자의 고통이 크게 줄어들고, 회복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인공관절이 서양에서 들어오다보니 동양인 특히 한국인에게는 여러 불편한 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릎의 구부러지는 각도가 120도 이하에 불과하다는 것. 신홍관 병원장은 “입식생활을 하는 서양인은 인공관절의 각도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좌식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는 불편한 점이 많다”며 “이 때문에 최근 한국인들의 생활습관에 적합한 고도굴곡 인공관절, 동양인형(한국형) 인공관절 수술 등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고도굴곡 인공관절은 기존의 인공관절에 비해 대퇴관절 끝부분을 더 두껍고 넓게 만들어 수술 후 굴곡의 각도가 넓어져 155도 이상까지 다리를 구부릴 수 있게 해 준다. 이는 좌식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대퇴 삽입물 앞쪽 부위를 더 얇고 폭이 더 좁게 디자인해 무릎을 구부릴 때 편리하게 해 주는 동양인형(한국형) 인공관절도 수술 후 만족도가 높다.

과거에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하면 전체를 바꾸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릎관절 중 손상된 부분만 교체하는 인공관절 반치환술이 활성화되고 있다. 신 원장도 “실제 성서한미병원에서 반치환술을 하는 환자의 95%가 내측 반치환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치환술은 모든 환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0~60대의 젊고 활동적인 나이에 무릎의 한쪽만 망가지거나, 내시경이나 다른 수술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 내측 관절염, 무릎 등의 변형이 심하지 않은 경우, 무릎 운동 제한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인공관절수술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수술 후 철저한 관리다.

수술 후 관절부담을 최소화하는 적절한 체중유지가 중요하고, 쪼그려 앉지 않아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주의하고, 편한 신발 신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등산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평지를 걷거나 고정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통해 무릎 관절을 지탱해 줄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신 원장은 “아무리 수술이 잘됐다 하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관절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겼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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