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하늘 길 막혀도 신공항 외면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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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1   |  발행일 2014-10-21 제31면   |  수정 2014-10-21

인천공항의 하늘 길 포화로 항공기 지연·결항이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2013년까지 인천공항에서 일어난 항공기 지연·결항 사례는 모두 2만2천732건에 달했다. 한해 평균 4천500여건 꼴이다. 올해도 6월 현재 지연·결항이 4천440건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지연운항은 국내선의 경우 예정시간보다 30분, 국제선은 1시간을 넘겨 이륙한 경우다.

문제는 인천공항의 항공기 지연·결항의 중요한 이유가 혼잡한 항로 때문이란 것이다. 지난 5년간 지연·결항의 원인 가운데 항로혼잡이 1만573건으로 무려 46.5%에 달했다. 항공기 접속으로 인한 사유(9천466건)보다 많다. 항공기 정비와 기상 악화, 여객처리와 관련된 사유로 인한 지연·결항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항로혼잡은 여러 대의 항공기가 동일한 항로에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병목현상이다.

그만큼 인천공항의 항로가 복잡하다는 의미다. 이는 이용 항공기가 늘어난 까닭도 있지만 인천공항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즉 인천공항의 공역(空域)이 북한에 의해 축소된 상황에서 김포공항과 같은 공역을 사용함에 따라 이착륙 횟수에 제한을 받는 것이 인천공항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 인천공항을 아무리 확장하더라도 항공기 처리능력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의 여객 및 화물처리 능력 향상을 위한 3단계 확장공사는 이미 진행 중이다. 2017년까지 4조9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이다. 확장사업이 끝나면 현재 연간 최대 4천400만명인 인천공항의 여객운송 능력이 6천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역의 포화상태로 인해 항공기 처리능력은 한계가 따를 수 있다. 인천공항 확장이 실효를 얻지 못하고 예산낭비의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올해로 개항 13년을 맞은 인천공항의 성장은 사실 국내 여행객을 한곳으로 끌어 모은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이용객의 환승률과 국제선 여객의 분포를 보면 명확해진다. 인천공항 하늘 길의 포화는 안보상으로나 균형발전론으로 보나 국가 제2 관문공항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실례다. 정부와 공항공사는 그동안 지방의 신공항 열망을 교묘하게 저지해 온 당사자다. 인천공항 공역포화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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