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설 가요제’ 논란 딛고 부활하나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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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4 07:19  |  수정 2014-10-24 07:19  |  발행일 2014-10-24 제2면
親日 논란에 성주 민심 갈라져 1회 만에 중단
“군민 화합 계기” 탄생 100주년 맞아 다시 추진
‘백년설 가요제’ 논란 딛고 부활하나

성주 출신의 가수 겸 작사가 백년설(1914~80)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03년 1회 개최 이후 중단됐던 ‘백년설 가요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3년 성주읍 성밖숲에서 열린 제1회 백년설 가요제는 당시 성주농민회에서 백씨의 친일 행적을 이유로 반발, 이듬해부터는 성주가요제로 변경됐다.

백씨 관련 논란은 2009년에도 재개됐다. 당시 성주고 총동창회가 모교 교정에 백년설 노래비와 동상을 건립하기로 하자, 농민회와 전교조에서 건립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또 한번 지역 민심을 갈라 놓았다.

논란 이후 정부가 발표한 친일파 명단에선 백씨는 제외됐다. 또 백씨 유족의 사죄에 이어 재경향우회를 중심으로 한 추모사업 추진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올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가요제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년설 가요제 부활을 주장하는 단체는 매년 정부의 예산 지원과 공중파 TV 방송이 가능해 성주 참외 홍보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당분간 가요제 부활을 위한 범군민 분위기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군민 대다수가 원하고 있는 것을 무조건 반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주설자 백년설노래사랑모임 회장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백씨가 훼절 가요를 부른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활동한 어느 가수보다 민족의식이 남달랐다. 일제치하의 행적 논쟁보다는 그의 고향에서 백년설 가요제가 군민 화합의 장으로 부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석호판 성주 농민회장은 “지금은 백년설 가요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 농민회 자체에서 회의를 거쳐 입장이 정리되면 다시 말하겠다”고 밝혔다.

백년설(본명 이창민)은 1914년 성주읍 예산리에서 출생, ‘나그네 설움’ ‘번지없는 주막’ ‘대지의 항구’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겨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78년 도미한 뒤 80년 65세의 나이로 생을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일제 말기 젊은이를 전쟁으로 내몬 ‘아들의 혈서’ ‘이 몸이 죽고 죽어’ 등의 훼절 가요를 부른 점 때문에 친일행적 논란을 빚었다.
성주=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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