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세계에서 생각하는 ‘정의’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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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5   |  발행일 2014-11-15 제16면   |  수정 2014-11-15
헝거게임으로 철학하기
가상의 세계에서 생각하는 ‘정의’
조지 A. 던 외 지음/ 윌리엄 어윈 엮음/ 이석연 옮김/ 한문화/ 400쪽/ 1만6천500원

수잔 콜린스의 판타지 소설 ‘헝거 게임’은 미국에서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가상의 세계 위로 겹쳐 보이는 당대의 문제가 보편적인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무엇보다 지금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권력에 저항해 또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헝거 게임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미래 인간사회의 모습을 경계하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오락을 위해 아이들이 살육되고 폭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또 부자가 웃으면서 굶주리는 노동자들을 구경한다.

이 책은 헝거 게임이라는 소설을 플라톤, 칸트, 푸고, 부르디외 등 고금의 철학자들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허구의 시대, 허구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을 고찰하는 것이 짐짓 무의미해 보일 수 있으나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그리 탄탄하지 않음을 이 책을 엮은 윌리엄 어윈(미국 킹스대 철학과 교수)이 기획한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로 알 수 있다. 현실이라고 믿는 세계가 시스템이 만든 가상에 불과하다면, 가상의 세계를 따져 묻는 것이 현실을 직시하는 정확한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헝거 게임에 나오는 불의한 세계에서 인간과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현재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시간을 준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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