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야’ 진정한 도심재생…중구 수창동, 주거·공원·문화 꽃핀다

  • 전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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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7   |  발행일 2014-11-27 제13면   |  수정 2014-11-27
‘사람이 살아야’ 진정한 도심재생…중구 수창동, 주거·공원·문화 꽃핀다
대구시 중구 수창동지역은 오랜 세월 동안 개발에 밀려 낙후된 도심으로 남아있었으나,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조성을 통해 문화와 공원·주거지가 어울린 새로운 도시중심으로 탈바꿈한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사람이 살아야’ 진정한 도심재생…중구 수창동, 주거·공원·문화 꽃핀다
‘사람이 살아야’ 진정한 도심재생…중구 수창동, 주거·공원·문화 꽃핀다
제1수창공원 조감도.


오래전부터 대구의 중심으로 인식되어온 중구가 개발바람에 밀려 낙후와 슬럼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십년 된 낡은 주택이 즐비한 도심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수성구와 달서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대구 최고의 주거 중심지였던 중구 사람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구시와 중구청을 중심으로 중구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도시창조모델로 삼고 있는 도심재생이다. 그동안의 도심재생은 과거를 잊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정비의 개념이 강했다.

이제는 공원을 조성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하면서 떠났던 사람이 돌아오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변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대구의 중심 중구가 달라지고 있다.

‘낙후·슬럼화’ 중구 수창동 새바람
2016년까지 공구골목 경관 개선
순종 황제 어가길 역사거리 조성
‘창조·소통의 장’ 대구예술발전소
인근에 문화창작교류센터도 건립

‘도심 속 그린네트워크’ 돋보여
아파트보다 공원 3곳 먼저 착공
‘대구역센트럴자이’ 12월 분양
1천245가구… 공동화 우려 없애
녹지·문화시설로 ‘볼거리’ 풍부

◆순종 황제 어가길 복원이 핵심

중구는 문화구청장을 표방하는 윤순영 구청장 취임 이후 도심재생의 키워드를 문화로 잡고, 오랫동안 개발의 뒤안길에 있던 중구에 문화와 역사·공원 등 도심재생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노력은 성과로 확인된다. 근대路의 여행·김광석길로 호평을 받은 중구 도심문화 재생사업은 경상감영 달성길·패션한방길·삼덕봉산문화길·남산 10년 향수길 등으로 이어지며, 생활·주거환경 개선사업으로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달성로와 중앙로 사이 1㎞ 남짓 도로에 농기계와 산업용 기계·공구·전기용품을 취급하는 가게 500여 개가 늘어선 이른바 ‘북성로 공구골목’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1930년대 일본식 건물을 본래 모습으로 재현한 카페가 들어서고 빈 점포는 젊은 작가들의 작업실로 활용되면서 골목에 활기가 넘쳐난다. 중구는 최근 이곳에 공구박물관을 열었다. 30년대 쌀 창고로 쓰였던 근대건축물을 개조해 만든 75㎡(약 22평) 2층 규모의 작은 공간이지만 북성로 공구 상인들의 삶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기술자 작업 공간과 사무실을 재현했으며 일제강점기 때 썼던 공구 50여 점도 전시했다. 2층에는 세미나실 등이 들어섰다.

공구골목 변화의 핵심은 ‘어가길’ 복원이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0)은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년 대구를 찾았다. 순종은 어가(御駕·임금이 타는 수레)를 타고 북성로와 경상감영 일대를 둘러봤다. 이를 계기로 달성공원부터 대구역까지 1천632m 구간은 ‘순종 황제 어가길’로 불린다.

중구는 2016년까지 70억원을 들여 어가길 역사거리조성 및 공구골목경관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대구 근대사에서 뺄 수 없는 공구골목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꾸며 관광지로 만들려는 구상이다. 중구청은 인교동 공구골목 도로도 정비하고 상업환경을 개선하는 등 재생을 추진하는 한편 항일역사가 깃든 수창초등학교의 담장 및 벽면을 파사드를 활용한 거리갤러리로 조성해 스토리텔링을 통한 도시전통문화가 있는 거리로 만들 방침이다.

‘순종 황제 어가길’이 지나가는 자리에 문화창작교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문화창작교류센터는 중구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 인근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6천613㎡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총 사업비 190억원을 투입해 공연기획·창작·연습·교류 등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문화콘텐츠 복합창작시설물로 건축된다.

◆문화에너지중심 대구예술발전소

옛 전매청 창고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탄생한 대구예술발전소는 가장 올드한 건축물을 가장 창조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성공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대구예술발전소는 2008년 10월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 창작밸트조성’ 계획의 정부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추진됐다. 우리나라 담배산업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유산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의미를 갖고 있는 연초제조창 별관창고를 리모델링하여 도시재생효과는 물론 실험적 예술창작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창의적 작가 양성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대구예술발전소는 대구의 문화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진정한 창조와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근대산업유산의 공간에서 시민을 위한 문화플랫폼의 공간으로 다시 살아났다.

1층에는 제1전시실과 공동작업실·사무실·임시수장고·예술테마카페 등이 있다. 전시실 내부는 공간이 넓어 설치·회화·조각·뉴미디어 등 매우 유동적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또 2층에는 제2전시실과 제1·2수장고, 북라운지 만권당이 있다.

만권당은 문화예술도서를 기반으로 관람객과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역문화예술가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강좌와 작은 음악회가 개최되면서 시민과 예술가의 만남 및 소통의 장소가 됐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지역 예술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공간예술 특별공연에는 자녀들과 함께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3층에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120석 규모의 공연장인 수창홀과 문화예술정보와 아카이브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전시실, 국내외 미술분야 단행본 및 전시도록·연속간행물·멀티미디어자료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자료실로 구성된 예술정보실이 위치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으로 직접 만지고 느끼는 감성체험을 통해 문화예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이루어진 키즈스페이스·회의실·세미나실·교육실·제3수장고도 있다. 4층에는 다용도실과 9개의 스튜디오가, 5층에는 6개의 스튜디오와 3개의 게스트룸·커뮤니티룸·공동취사실 등이 자리한다.

◆주거지·공원으로 도심재생 완성

중구청이 이처럼 다양한 도심재생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심은 여전히 낮에만 사람이 모이고 밤에는 인적이 끊기는 공동화현상을 피할 수 없다. 도심재생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편리한 도심에 사람이 사는 주거지가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구 수창동 옛 전매청 부지에 KT&G와 GS건설이 전용면적 59·72·84·94㎡ 아파트 1천5가구와 오피스텔 계약면적 60·91㎡ 240실 등 총 1천245가구 39층 초고층 첨단아파트 ‘대구역센트럴자이’를 12월초 분양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중구청이 잘 끼워온 단추에다 새로운 단추를 하나 더 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은 도심재생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주상복합임에도 조망을 고려한 특화설계와 남향위주 배치가 돋보이는 판상형으로 설계하는 것은 물론 지상 1층을 주차장으로, 2층을 데크공원으로 설계하여 안전한 동선과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피트니스와 스크린골프를 갖춘 실내골프연습장·GX룸·휴식과 담소를 즐기는 카페테리아·주민회의실을 갖춘 자이안센터가 들어선다. 필로티 공간에는 방문 손님이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투룸과 원룸으로 활용가능한 게스트하우스도 조성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KT&G와 GS건설이 아파트를 짓기 전에 먼저 공원을 건설 중이라는 점이다.

GS건설에 따르면 대구예술발전소 맞은편에 제1수창공원(면적 1만562㎡)과 제2수창공원(4천268㎡), 제3수창소공원 (345㎡)을 만들 계획이다. 제1수창공원은 터닦기 작업이 끝났고 조만간 공원조성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며, 제2·3공원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2수창공원은 수창동 64번지 일원 대구예술발전소 인근에 도로 및 광장·조경·휴양시설·유희·운동편익시설·녹지가 조성된다. 제3수창소공원은 중구 수창동 58-18번지 일원에 조경시설 64㎡와 녹지 281㎡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수창1공원은 대구역센트럴자이 단지 바로 옆에 배치하여 단지 내부와 바로 연결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대구역센트럴자이는 단지안 중앙을 조경으로 채운 중정형 설계를 도입하고 단지 밖 1만562㎡의 수창1공원과 연계하여 도심속 그린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건립과 인근 지역의 공원조성 및 문화공간창출 등을 통해 사람이 사는 도심으로 완성해가는 진정한 도심재생 프로그램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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