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경산 자인 남두홍씨

  • 천윤자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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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0   |  발행일 2014-12-10 제10면   |  수정 2014-12-10
“농장은 나의 실험실”
20여년 직장생활 그만두고 농부로 친환경 농자재 개발
[우리 이웃] 경산 자인 남두홍씨

“남들은 잘 나가던 회사도 그만두고 나올 시기인데, 남편은 머리에 서리가 내린 요즘 일거리가 더 많아졌어요.”

1만㎡ 농장에서 복숭아와 배 농사를 지으면서 친환경 농자재를 개발하고, 농민들의 상담사 역할도 하는 남두홍씨(56·경산시 자인면)를 수필가인 아내 김미숙씨는 ‘가을을 아름답게 수놓는 국화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을 나온 남씨가 20여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일은 ‘친환경 농자재’ 개발. 농산물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제품 하나를 특허내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 다녔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과수나무 이끼류 제거용 친환경 농자재 ‘캘빈’을 개발했다. 2010년 한국특허정보원에 특허등록을 하고 제품화되어 팔려나가고 있다.

그의 농장은 실험실이기도 하다. 남씨는 경산시 자인면 서부리에서 친환경 농자재 판매점 ‘키움상사’를 운영하면서 전국을 다니며 자신이 특허 낸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아내와 함께 새벽에 나가 밭에서 일을 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과일을 수확한다. 틈틈이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힘쓴다.

‘키움상사’는 농한기 농민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복숭아와 포도 등 지역 농산물 재배 농민이 모여 재배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의견을 나누는 곳이다. 남씨는 귀농해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멘토가 되어 농작물관리와 상담을 해준다.

아내 김씨는 키움상사에서 만난 농민의 이야기를 엮어 곧 책으로 낼 예정이다.

“친구들은 일에 너무 얽매여 산다고 좀 쉬면서 하라고 합니다. 일을 해도 성과가 없어 허송세월을 보냈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즐겁습니다. 인생의 가을을 보내고 있는 지금 바쁘고 힘들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씨의 환한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보인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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