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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근골격계센터 재활의학과 정태두 교수 |
암 환자라고 하면 무조건 쉬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이야기다.
매년 20만명이 새로 암 진단을 받고, 이 중 5년 생존율이 60%를 넘어서는 지금, 암 치료를 통한 생명연장만큼 재활치료를 통한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중요해졌다.
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들에게는 암 치료로 인한 후유증과 암과 무관한 만성질환, 재발과 같은 또 다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문제는 수술 후 식단조절이나 영양, 재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 칠곡경북대병원 근골격계센터 재활의학과 정태두 교수는 “암은 치료 후 직장생활 복귀로 이어지지 못해 겪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무력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제대로 된 암 치료는 수술적 방법과 재활, 영양공급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암 재활은 어떻게…
‘예방재활’로 완치 환자 재발 방지
치료 중 환자 위한 ‘회복·지지재활’
말기땐 ‘완화재활’로 기능저하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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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암 치료는 생명연장만큼이나 재활치료를 통한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중요해졌다. 칠곡경북대병원 근골격계센터 재활의학과 정태두 교수가 암 환자를 상대로 통증완화를 위한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제공> |
그렇다면 암 환자의 재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암 환자의 재활은 크게 ‘예방적 재활’과 ‘회복 및 지지재활’ ‘완화재활’로 나뉜다.
예방적 재활은 암 치료 이후 완치된 환자들의 암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회복 및 지지재활은 현재 치료 중인 환자들의 암 치료와 이와 관련되어 발생되는 재활의학적 문제에 대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와 달리 완화재활은 말기암 환자들의 증상완화와 기능저하 방지를 위한 재활프로그램을 말한다. 재활프로그램은 현재 호스피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조만간 선진국처럼 재활의학에서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발생할 수 있고, 신경계 및 근골격계를 침범해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
정 교수는 “암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뇌 손상이나 척수손상 환자와 같이 다각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때는 환자 개인별 맞춤식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및 인지재활치료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와 가정으로의 복귀를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치료사들에 의한 적극적 재활뿐만 아니라 기능의 보조를 위한 다양한 보조기구를 처방해 환자의 독립적 일상생활을 위한 준비 및 치료를 돕고 있다. 또 다양한 열치료 및 전기치료, 수치료 등을 이용해 신경손상으로 인한 합병증(통증, 감각이상 등)에 대한 치료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암 환자에서 근골격계의 이상은 암의 전이에 의한 경우나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치료 같은 집중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나타난다. 뼈에 전이가 일어난 암 환자는 뼈스캔검사를 해야 한다. 재활치료 시 암이 전이된 뼈가 체중을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느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이된 정도에 따라 체중의 부하와 운동의 정도를 처방한다. 가능한 한 절대안정을 취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 및 체중부하의 정도를 조절하게 된다.
암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초신경병증은 말초신경의 직접적 침범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지만 항암제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항암제가 말초신경병증을 일으키며, 진단은 신경전도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
피로·영양문제도 치료
약물·운동치료 등으로 피로 회복
항암 과정 구토에 따른 영양결핍땐
상담 통해 최상 컨디션 유지 도와
정 교수는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 삼환계항우울증제나 가바펜틴 같은 약물치료와 근력증진 및 관절가동범위증진을 위한 운동치료 같은 적극적 재활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방암이나 자궁암은 암 치료 및 재발방지를 위해 근치적 절제술(암이 존재하거나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시행하는 경우 잘 발생되는 부종에 대한 감시와 진단 및 치료는 재활의학의 암 환자 보조치료에서 큰 영역을 차지한다.
암은 앞에서 말했듯 통증뿐만 아니라 피로, 영양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
암환자 대부분(70~100%)은 피로를 호소한다. 이는 치료가 끝난 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된다. 피로는 빈혈, 영양부족, 감염, 부신생물증후군, 대사성질환, 정신적 스트레스, 수면장애, 항암치료의 부작용 등에 의해 발생한다. 피로를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빈혈, 영양부족, 갑상선기능 불균형에 대한 교정, 약물치료, 유산소운동을 포함한 운동치료, 정신치료, 이완치료 등이 있다.
암 환자의 몸이 앙상하게 마르게 되는 원인으로는 종양괴사인자 같은 시토카인의 증가, 호르몬 이상이 있다. 또 위장관암이나 두경부암에서는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 장애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때는 연하검사를 통한 작업치료로 환자의 영양보충을 돕게 된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구역, 구토, 식욕부진 및 구강 내 병변유발 등에 의해 영양부족상태가 발생한다면 전문적인 영양상담을 통해 환자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정 교수는 “환자들의 암 예방에서부터 완화재활까지 재활의학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환자와 의사 간의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로 환자들이 재활을 적절히 이용해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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