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호 전기택시’ 운행 곽영효씨 “이 車 택시 맞습니다”

  • 최미애,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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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02 07:38  |  수정 2015-01-02 07:38  |  발행일 2015-01-02 제8면
‘박스카’외양에 시민들 갸웃…요금 동일하고 승차감 좋아
타본 이들 콜택시처럼 호출…충전시설 부족 응급처치도
‘대구 1호 전기택시’ 운행 곽영효씨 “이 車 택시 맞습니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개인 전기 택시를 운행하는 곽영효씨가 차창 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전기차를 자랑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택시야, 승용차야?”

1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앞 택시 승강장. 길게 늘어선 택시 사이에서 흰색 쏘울(SOUL) 택시를 본 시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차는 곽영효씨(51)가 지난해 9월부터 운행 중인 대구 유일의 전기차 개인택시다.

이날 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강호관(68·부산 해운대구)·안정신씨(68) 부부가 잠깐 머뭇거리자, 안내 직원은 “이 차도 일반 택시”라고 설명했다. 안씨는 “차 외관만 보고 요금이 비쌀까봐 안 타려고 했다. 타 보니 보기보다 공간도 넓어 편안하다”며 웃었다. 택시는 목적지인 수성구의 한 병원으로 가기 위해 동대구로를 달렸다. 내연기관이 없다 보니 엔진 회전 소리는 안 들렸고, 히터 소리만 들렸다. 곽씨가 히터를 끄자, 시동도 안 킨 것처럼 조용했다.

쏘울 택시는 22세 때 택시기사 일을 시작한 곽씨의 세 번째 차다. 곽씨는 “전에 탔던 쏘나타, 그랜저는 연료비가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들었지만 전기차는 연료비도 안 들고, 브레이크 패드 외에는 소모품이 없다”고 자랑했다.

연료 역할을 하는 배터리 충전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급속 충전기를 보유한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북구 만평네거리)에서 무료로 하고 있다. 대구시청 주차장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는 지난해 11월 고장이 났다. 보통 하루에 두 번 충전하는데, 40분 동안 완전 충전하면 120~148㎞를 달릴 수 있다.

전기택시라는 독특함 때문일까, 웃지 못할 일도 적지 않다.

한번은 동대구역에서 달성군 현풍면까지 손님을 태워 주고, 돌아오는 길에 배터리 잔량이 1~2%로 떨어졌다는 것. 곽씨는 급히 인근의 달서구청으로 경로를 변경, 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로 10분간 충전해 응급 조치를 마친 후, 나머지 배터리 충전을 위해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했다.

보통 택시를 타면 승객과 기사는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곽씨의 전기차는 예외다. 전기차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승객의 질문공세에 운전하기 힘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 심지어 전기택시 마니아도 생겼다. 전기택시를 자주 타고 싶다며, 곽씨의 전화번호를 받아 가 수시로 전화를 해, 콜택시처럼 이용하고 있다.

곽씨는 전기택시를 적극 추천한다. 새해엔 대구가 전기택시의 메카가 되길 바랐다.

곽씨는 “부족한 충전기가 전기차 이용의 걸림돌이다. 올해부터 각 관공서 도심 주요 거점에 충전기를 설치한다면 더 많은 시민이 전기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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