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뮤지컬 & 시어터] 명작이 주는 불멸의 감동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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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3   |  발행일 2015-01-23 제36면   |  수정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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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티롤 출신의 마리아 쿠체라(1905~87)는 조실부모한 뒤 반 가톨릭적인 양부의 손에 의해 양육됐다. 그녀는 비엔나의 주립사범대학 졸업반이던 18세 때 속죄의 마음으로 잘츠부르크의 유서 깊은 논베르크 베네딕트 수녀원의 청원수녀가 된다. 수녀원내 학교의 교사로 있던 중 오스트리아 해군 잠수함 부대장으로 1차 대전의 영웅이던 폰 트랍 남작 가정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 처음엔 한 아이만 맡기로 했으나 티롤의 맑은 영혼과 명랑함을 지닌 그녀는 7남매는 물론 남작의 사랑까지 받게 되어 1927년 남작과 결혼까지 한다. 음악에 재능이 있던 이들 가족은 지역축제와 유럽순회공연 등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38년 오스트리아와 나치 독일이 합병하자 이탈리아와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하던 트랍 가족합창단은 42년 마리아의 고향을 닮은 버몬트 주에 정착한 뒤 죽을 때까지 살았다.

49년 마리아의 회상록 ‘The Story of the Trapp Family Singers’가 필라델피아에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곧 각색돼 연극, 뮤지컬, 영화로 제작됐다. 56년 서독에서 ‘트랍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영화화되었고 2년 뒤 속편 영화로도 나왔다. 서독 영화의 히트는 59년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사)와 리처드 로저스(작곡)에 의하여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뮤지컬로 거듭나 이듬해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5개의 토니상을 받아 대성공을 거두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다시 20세기폭스사에 의해 65년 영화로 제작돼 폭발적인 갈채를 받았다. 필자도 몇번이나 관람한 불멸의 명작이다. 이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로버트 와이즈) 등 5개의 상을 받았다. 줄리 앤드루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이 노래를 부른 ‘사운드 오브 뮤직’ ‘에델바이스’ ‘도레미 송’ ‘내가 좋아하는 것들’같은 노래는 세계인의 애창곡이 됐다. 남작부인 역의 엘레나 파커의 모습이 너무도 우아했고, 원장 수녀 역의 페기 우드가 부른 ‘산 위에 올라’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어렸을 적 불렀을만큼 사랑을 받았던 노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한국어로도 여러 차례 공연됐다. 2011년 가을 이정현(마리아 역) 등이 출연한 김천시 자체 제작 작품이 훌륭했다. 서울의 현대 극단도 여러 번 제작하였다. 2013년 말 예술기획 성우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유치해 흥행에 성공한 적이 있다. 2015년 1월16~17일 수성아트피아가 이 작품을 기획, 초청해 시민에게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소개했다. 극장은 초만원을 이루었다. 어린이집에서 온 단체 관람객도 많았다. 첫날 마리아 역을 맡은 최윤정은 작품을 잘 소화하였으나, 나머지 출연진 중 1부에서 긴장한 모습을 드러낸 배우도 있었다. 그러나 2부에서 곧 안정을 되찾았고 잘 마무리했다. 이는 극중 많은 박수가 쏟아져 나온 것으로도 증명된다. 무대도 효과적이고 간결하게 처리했다. 오케스트라가 없고 톱스타가 아니면 어떤가. 진한 휴머니즘과 가족애는 고금동서 어디에 내어 놓아도 통하는 법이고 특히 로저스의 아름다운 음악은 누구나 곡을 흥얼거리게 만든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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