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안방을 요리하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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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3   |  발행일 2015-03-23 제24면   |  수정 2015-03-23
20150323
JTBC ‘냉장고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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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어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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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TV ‘오늘 뭐 먹지?

TV가 요리를 권하는 시대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안방극장은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넘쳐나고 있다. ‘삼시세끼’를 비롯해 ‘수요미식회’ ‘오늘 뭐 먹지?’ ‘식샤를 합시다’ ‘냉장고를 부탁해’ ‘한식대첩’ 등은 형식과 내용면에서 각각의 개성과 차별화로 승부를 건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로부터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기존 요리 프로그램의 틀을 벗어나 예능 방식을 도입했고, 전문 요리사가 아닌 남자 연예인이 프로그램을 이끈 게 주효했다. 이는 보다 쉽고 편리하게 요리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을 선사했고, 매 순간 고단함이 엿보이는 이들의 진솔한 모습에서 재미를 얻게 했다.

■ 요리에 빠진 TV

‘삼시세끼’‘오늘 뭐 먹지’등
기존 예능 프로의 틀 벗어나
만들어 먹는 즐거움속으로

요리사 아닌 男스타 캐스팅
시청자에 색다른 재미 선사

◆먹방에서 쿡방으로

요즘 예능의 대세 키워드는 단연 ‘쿠킹’이다. 음식을 먹는 행위에 더해 만드는 즐거움까지 논한다. 화제를 모았던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먹고 만드는 즐거움을 예능적으로 잘 접목시킨 프로그램이다. 복잡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한가로운 어촌마을로 떠난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삼시세끼를 자급자족해야 한다. 하루에 한 끼는 제작진의 요리 미션이 떨어지지만 이를 담당할 차승원의 얼굴에선 늘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난다. 임기응변이라 하기엔 너무도 완벽한 손놀림과 레시피를 선보이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차승원이 맞나 싶을 정도다. 최소한 ‘삼시세끼’에선 ‘차 셰프’ ‘차줌마’ 등의 수식어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그다. 아닌 게 아니라 배추김치부터 깍두기, 동치미는 물론 누룩으로 막걸리까지 만든다. 석쇠로 구운 장어와 얼큰한 홍합 짬뽕, 심지어 밀가루 반죽으로 꽃방을 곁들인 고추잡채, 피자와 프렌치토스트, 오렌지 마멀레이드도 그의 손을 거치면 뚝딱이다. 여기에 완벽한 외조(?)를 보여준 유해진의 존재감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tvN의 ‘수요미식회’는 매주 특정 음식을 소개하고 미식을 논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리 맛집을 찾아가 시식해보고,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세팅해놓은 해당 요리를 먹으면서 음식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재미있는 쿠킹 콘셉트로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의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져와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최근 소유진의 냉장고가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남편인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냉장고답게 다양한 재료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신동엽과 성시경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이는 Olive TV ‘오늘 뭐 먹지?’는 집밥의 고수나 유명 셰프를 초대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정식 레시피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요리에 문외한인 남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정보를 두 MC의 유쾌한 입담과 함께 전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종영한 Olive TV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뮤지션인 그가 9년간의 프랑스 유학시절 터득한 요리 실력을 보이는 와중에 피아노로 옮겨앉아 연주를 하고, 갑자기 노래를 부르고 수다를 떠는 모습은 차원이 달랐다.

김지영 CJ E&M 홍보팀장은 “‘먹방’이 보기만 하는 거였다면 최근 예능은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소재의 다양화 요구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사회적으로 요리하는 남자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남성 스타를 캐스팅한 요리 예능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나홀로 족을 위한 힐링 코드 부각

1인 가구의 증가, 바쁜 생활 방식, 핵가족화 등 여러 이유로 현대인들은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인터넷 TV를 중심으로 한 ‘먹방’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굳이 1인 가족이 아니어도 홀로 밥 먹는 일이 많기 때문에 먹방을 봄으로써 함께 먹는 기분을 느끼고,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혼밥족’이라 부른다. 최근 한 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1인 가구 중 71.2%가 일주일에 한 끼 이상 혼자 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일 하루 한 끼 이상 혼자 먹는다고 답한 1인 가구의 비율은 41.4%에 달했다. 리서치 한 관계자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전체 인구의 9.0%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3년 기준 25.9%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 20~30대 중 1인 가구의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앞서 소개된 예능 프로그램은 1인 가족의 문화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시즌 2를 준비 중인 tvN ‘식샤를 합시다’의 연출을 맡은 박준화PD는 “어른이 되고 독립을 하면 누구도 나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 자연히 밥을 먹으며 대화할 상대도 없다. 사람들이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 중엔 따뜻한 가족애를 갈망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샤를 합시다’는 맛집 블로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식사 풍경을 보여준 1인 가구 드라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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