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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의 절반이 에스컬레이터·계단…승객들 밀고 밀리고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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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기자 이연정기자 이현덕기자
  •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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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한달도 안돼 손보는 도시철 3호선 驛舍(역사)

16일 주말을 맞아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승객들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승강장이 크게 붐비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 역사(驛舍)의 확장이 추진되고 있다. 3호선 건설 당시 경제성과 디자인 측면에만 치중해 개별 역사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결과다. 역사 확장공사는 3∼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외부계단 캐노피(덮개)도 같은 이유로 배제됐다가 시민 편의를 위해 3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개통된 지 채 한 달이 안돼 시설 보완에 나서 대구시의 근시안적 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문시장역의 불편사항과 앞으로 추진하는 도시철도 3호선의 시설 보완·개선사항에 대해 살펴본다.


1m 남짓 공간 승·하차 뒤엉켜 북새통…계단 옆 발매기 등 구조도 혼잡 초래

◆ “비좁다” 서문시장 역사 확장 추진

17일 오전에 찾아간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3층 승강장에는 수많은 이용객이 가득 메웠다.

전동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열차와 승강장 사이 1m 남짓한 공간에서 타고 내리는 시민들은 금세 뒤엉켜버렸다. 내리는 사람에게 길을 터주느라 뒤로 밀려난 일부 승객은 결국 차를 타지 못하고 승강장에 남기 일쑤였다.

특히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의 위치가 혼잡을 가중시켰다. 승강장 공간의 절반을 차지한 데다, 에스컬레이터가 승차문 바로 앞에 위치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승객이 승차 대기줄에 막혔다.

급기야 대기줄에 가로막혀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서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구미에서 쇼핑 겸 관광을 위해 서문시장을 찾았다는 백순애씨(42)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큰 장인데 역사가 너무 좁아 깜짝 놀랐다”며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은데, 인파에 밀리기라도 하면 큰일날 것 같아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날 지원근무에 나선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 권광섭씨는 “어느 정도 수요가 있겠다는 예측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주말 승하차 때는 승강장에 올라선 순간 최대 인원이 200여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상행만 있고 하행이 없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찾는 승객들로 인해 승강장이 혼란스러워진다는 것.

조정미씨(46·대구시 수성구 파동)는 “다른 역사는 몰라도 서문시장역 정도의 수요라면 당연히 하행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승강장에서부터 서문시장 앞 인도에 내려설 때까지 사람에 치여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역사 2층 대합실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문시장 아진상가 방면으로 난 계단 앞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계단 바로 옆에 통합자동발매기가 설치되어 있어 티켓을 사려고 줄을 서는 승객들이 통행로를 막게되는 것이다. 발매기 앞 대기줄을 피해 서문시장으로 내려가려는 승객과 대합실로 막 올라온 사람이 엉켰다.

인근 상인들도 좁은 역사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2지구 상인 김모씨(59)는 “서문시장역에는 특히 노약자가 많은데, 인파에 떠밀려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서문시장 야시장 개장과 관련해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개통특수에 성급한 역사 확장 사업낭비” 주장 속 외부계단 캐노피도 신설

◆ 9개 역 30억 들여 캐노피 우선 설치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역사 확장은 서문시장역 한 곳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서문시장역 외에는 하루평균 탑승객 수요가 1만명을 넘기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된 이후 지난 15일까지 서문시장역의 승객(탑승 기준)은 21만1천88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9천212명이 서문시장역을 이용한 셈이다. 이는 도시철도 3호선 30개 역사 가운데 최고 수치다.

역사별로는 팔거역이 하루 평균 4천472명, 수성못역 4천72명, 범물역 4천4명, 칠곡운암역 3천92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환승역인 명덕역과 신남역도 각각 3천581명, 1천733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주말과 공휴일 서문시장역의 하루 평균 탑승객이 1만1천738명에 달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통계치는 탑승객 기준(하차객 제외)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서문시장 역사 이용객은 두 배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서문시장의 경우 오는 8월부터 야시장이 본격 운영되면 하루 평균 이용객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다른 역사와 이용객 수요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론 서문시장역 확장을 놓고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통된 지 한 달도 채 안된 데다, 관광수요가 가중돼 수요가 부풀려졌다는 것. 실제 도시철도 3호선의 역별 평균 이용객 추이를 보면 서문시장역과 팔거역, 수성못역 등 관광지에 승객이 집중돼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도시철도 3호선의 실제 수요는 운행 6개월 정도는 지나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며 “관광수요가 많은 초기 데이터만 갖고 역사를 성급하게 확장하게 되면 사업비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호선 역사 시설 보완·개설은 서문시장역 확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3호선 30개 역사 가운데 9개역의 외부계단에 캐노피를 우선 설치할 계획이다. 서문시장(2개)을 비롯해 환승역인 명덕역(1개)과 신남역(2개)이 포함됐으며, 수성시장(2개), 북구청(2개), 달성공원(2개), 건들바위(2개), 학정(2개), 칠곡경대병원역(2개)에도 신설된다.

이용 승객이 많거나 외부 에스컬레이터가 편도로 설치된 역이 우선 선정됐다.

외부 계단 캐노피 설치 사업은 1개당 1억8천만원(총 30억6천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외부계단 캐노피의 경우 경제성과 디자인 측면을 고려해 설치가 안 된 곳이 있는데 시민의 편의성을 위해 이용객이 많은 곳 위주로 추가설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방향 개방형 역 겨울 칼바람 무방비…시의회선 “안 급해” 예산전액 삭감

◆ 바람 피할 편의시설 보강은 ‘감감’

3호선 역사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역사에 전동차를 기다리는 승객을 위한 별도 대기박스(셸터)가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3호선 역사의 경우 건물 양방향이 개방돼 있어 여름은 괜찮지만 겨울에는 양쪽에서 칼바람이 분다. 이에 바람막이용 편의시설인 셸터가 역사에 꼭 필요하지만 승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뒤늦게 대구시가 공사 예산을 올렸지만 대구시의회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며 관련 사업예산 12억원을 모두 삭감했다. 셸터설치 불발로 특히 3호선 종점역인 칠곡경대병원역과 용지역 이용객은 올 겨울 인근 산지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대구시의회 측은 “지하 1층에 있는 의자에 대기하고 있다 전동차 도착시간이 되면 승강장으로 올라가면 된다”며 예산반영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지하에도 승객이 앉아서 대기할 수 있는 의자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단 셸터설치는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승객이 전동차가 오기 전 7~9분 정도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대기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송구하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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