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미래포럼·韓수양부모協
아포읍서 메이커센터 개소식…
“신기술 배워 새로운 것 창조
미래 사라지는 일자리 대체”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에 전 세계 얼리 어답터의 시선은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쏠린다. ‘CES’는 미국가전협회(CEA)가 주관해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제품 전시회를 말하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IT회사들이 그해에 야심작을 선보이게 된다. 따라서 신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위에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성향을 가진 소비자군(群)을 말하는 ‘얼리 어답터’의 눈과 귀가 이곳으로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CES’에서 세계 가전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1월에 열린 ‘CES 2014’에서는 넓지 않은 면적에 일부 업체가 참여한 자그마한 3D 프린터 전시장이 관람객이 가득 찬 인기 전시장이 되었고, 이는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터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은 김천까지 불어오고 있다.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와 한국수양부모협회는 공동으로 지난 12일 김천시 아포읍 대신리에서 다빈치 메이커센터 개소식을 열고 3D프린터 활용 교육 등을 포함한 ‘메이커 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수양아동자립지원을 겸하게 된다.
‘메이커 운동’은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신기술을 익히고, 또 스스로 물건을 만들어서 사용하자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그것은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이 나오면서 공장의 기계가 없어도, 또 특별한 기술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도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DIY(Do It Yourself) 운동인 셈이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이미 DIY 붐과 더불어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창업, 창직 등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현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물건을 만들고 새로운 일거리를 창조해내는 이들을 가리켜 ‘메이커’라고 한다”며 “‘메이커’는 21세기의 기술 애호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1세기 들어 확산된 이런 메이커 운동은 재사용, 그리고 프로젝트와 그 결과물의 공유를 기반으로 기술과 제품을 생산하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길을 제안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 운동이 확산되면서 경제적으로 203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이날 행사는 한국에서 ‘메이커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자는 선언적 의미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이 특강을 통해 메이커 운동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한 것이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메이커운동’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역사회의 창의적이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창조하면서 그 지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며 “이 같은 ‘풀뿌리 혁신’은 3D프린터 등 각종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3D프린터 기술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들려주었다.
그는 “올해 3D컴퓨터는 전 세계적으로 22만대 출하 예정이고, 2018년에는 230만대가 될 것”이라며 “3D프린터 관련 직업이 미래에 사라지는 직업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유망한 미래 직업으로 △3D프린터 소재 전문가 △3D프린터 비용 산정 전문가 △3D프린터 잉크 개발자 △3D프린팅 패션 디자이너 △3D 음식 프린터 요리사 △신체 장기 에이전트 △3D 비주얼 상상가가 포함될 것이라고 토마스 프레이 소장은 전망했다.
그러면 3D프린터의 기본 원리는 뭘까. 쉽게 설명하면 2D프린터가 잉크로 종이에 인쇄를 한다면 3D프린터는 잉크 대신 여러 소재를 활용하여 적층 방식으로 쌓아 입체적인 구조물을 출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물인터넷 및 웨어러블 기기와 만나면서 미래의 혁신적인 부문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학교 및 기관에 다양한 3D프린터가 보급되고 있다. 현재는 제조업으로의 빠른 확산보다는 DIY 활용 쪽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혁신센터나 창의랩 사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사용자나 회사가 3D프린터·마이컴 보드·디자인 등의 지원을 받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상품화되어 판매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3D프린터 시장은 아직 큰 시장은 아니다. 다만 시제품이나 일부 부품을 시험적으로 만들어 보는 방법으로 제조업을 보조하는 역할로 시작해 산업 전반이나 공공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는 사물인터넷·웨어러블 기기 등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리고, 제조업과 융합할 경우 큰 폭의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3D프린터 재료로 플라스틱에서 금속, 세라믹, 합금, 시멘트(주택 프린터기), 셀룰로스(의복 프린터기), 식품원료(음식물 프린터기), 스킨(바이오 프린터), 액체, 즉 혈액까지도 프린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런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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