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객 울린 이미경의 가야금산조 전바탕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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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8   |  발행일 2015-07-08 제23면   |  수정 2015-07-08
국립국악원 목요풍류 무대 감동선사
선굵고 뛰어난 강약…기립박수 받아
서울관객 울린 이미경의 가야금산조 전바탕
서울의 국악 공연장 ‘풍류사랑방’에서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 중인 이미경씨. <이미경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 이미경씨(58)는 지난 2일 오후 8시 서울의 국악공연장 ‘풍류사랑방’에서 죽파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국립국악원이 마련한 국악 공연 ‘목요 풍류’ 무대였다. 가야금산조 전바탕 연주는 드문 일이다.

“가야금 소리가 너무 좋고 감동적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고, 한 시간 정도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 대부분이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1979년 처음 김죽파 선생님을 만나 죽파류 가야금산조를 배우기 시작한 저에게 가슴 뭉클함과 함께 선생님께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드는 감동적 무대였습니다.”

이씨는 가야금 명인 김죽파(1911~89)로부터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전수한, 몇 안되는 직계 제자 중 한 사람이다. 김죽파는 19세기 말에 가야금 산조를 만든 김창조 명인의 손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가야금을 배웠다. 후일 자신만의 가락과 장단을 추가해 55분 정도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완성했다. 남성에게서 나온 가락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여성인 김죽파에 의해 다듬어진 부드럽고 안정된 음색의 섬세한 산조로 자리잡았다.

이씨는 이날 선 굵고 뛰어난 강약 조절로 관객들에게 인상적인 연주를 선사했다. 다스림을 시작으로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으로 점점 빠르게 진행되는 황홀한 속도감 속에서 오랜 공력이 녹아나는 농현을 구사하며 환상적인 선율을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4월에 개관한 풍류사랑방(객석 130석)은 옛 선비들이 모여 놀던 풍류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사방의 벽은 한옥의 창살과 황토벽으로, 바닥에는 대청마루와 같이 우물마루를 깔았다. 음향기기의 도움 없이 악기와 육성의 울림 그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국악 공연장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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