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반기문도 외친 성평등 메시지 “He For She(여성을 위하는 남성)”…당신도 함께!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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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3   |  발행일 2015-07-23 제22면   |  수정 2015-07-23
■ 대구·경북서도 ‘히포시’ 캠페인 열풍
20150723
남녀평등을 갈망하는 남성들의 선언인 ‘히포시(He For She)’ 캠페인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 맨 위)과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왼쪽 가운데), 대구여성가족재단 직원들(오른쪽 위에서 두번째)과 세계의 남성들이 히포시 선언에 참여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히포시 한국 페이스북>

영화 ‘해리포터’의 히로인, 배우 엠마 왓슨은 지난해 한 캠페인에서 명연설을 해 주목받았다. 그녀는 지난해 9월 UN 여권신장 캠페인에 참가해 “페미니즘의 정의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페미니즘이 종종 남성을 싫어한다는 의미와 유사하게 쓰이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엠마는 “양성평등 문제는 남성들의 문제로, 남성들 역시 성적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엠마의 말처럼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남녀 불평등을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남녀가 불평등한 고용과 임금에 놓여있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편견에 시달리기도 한다. 남녀의 성적 불평등 문제를 공론화하고,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일명 ‘He For She’(히포시, 여성을 위하는 남성)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 히포시는 무엇

히포시 캠페인은 전 세계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10억명의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취지로 시작된 유엔여성(UN Women)이 벌이는 글로벌 캠페인의 하나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라는 슬로건 아래 전개되는 이 캠페인은 지난해 7월부터 펼쳐지고 있다. 유명인사와 정치인, 일반남성 등이 속속 히포시 선언을 하고 나서면서 날로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여성신문이 유엔여성과 함께 히포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 슬로건
유엔여성, 남성 10억명의 지지 호소
작년 7월부터 세계 유명인 속속 동참
지역선 지자체장·총장 등 대열 합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여성을 살리면 경제가 살고 국가가 산다. 누군가는 여성을 위해 일어나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며 히포시에 동참했다. 배우 맷 데이먼은 “절대 빈곤 같은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들이 필요하다. 여성은 해결사들”이라며 히포시 운동에 합류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세계적인 문제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여성과 가족, 공동체, 사회에까지 미친다. 이를 멈추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여성과 남성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히포시 운동에 합류했다.

◆ 대구도 히포시 확산

히포시 공식 홈페이지(www.heforshe.org)는 나라별 캠페인 참가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22일 현재 전 세계에서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 남성은 34만7천528명이다. 가장 많이 참여한 국가는 미국으로, 7만8천431명. 영국이 3만5천480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2만5천999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1천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를 기록했지만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그중에서도 보수의 도시로 알려진 대구에서도 히포시 캠페인은 최근 확산되는 분위기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각계에서 캠페인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 권 시장은 “양성평등은 지역발전의 중요한 변수”라며, “공식적으로 히포시 지지 선언을 한 만큼 보수적인 지역 분위기를 쇄신하고 대구가 성 평등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양성평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도 “편견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하여 여성과 남성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양성평등을 위한 작은 실천으로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다”며 지난 7일 캠페인 대열에 합류했다.

이 밖에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김준한 대구경북연구원장,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정찬우 대구은행 부행장, 김태일 영남대 교수 등 유명인사들이 대구·경북에서 캠페인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양성평등 제도 정착돼야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UN여성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이름과 국적 등을 직접 작성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언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라면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페이스북 한국 페이지(www.facebook.com/heforshekr)에 직접 찍은 히포시 캠페인 인증 사진을 올리고 #HeForShe를 태그하면 된다. 여성신문 홈페이지(www.womennews.co.kr)에서 히포시 캠페인 배너를 누르면 참여 방법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히포시 캠페인의 확산을 바라보는 지역 여성계의 입장은 어떠할까. 대구여성가족재단 정일선 대표는 “올 7월 시행된 양성평등기본법 전면개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은 ‘실질적 양성평등의 실현’이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대구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남성 인사 및 오피니언 리더들의 히포시 선언은 실제 남성의 참여를 대중화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대표는 “이 선언이 한 번의 입장표명이나 상징성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평등 남성 연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 문화 및 제도 정착을 위한 실질적 방안으로 연계되어야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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