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들이 남긴 동물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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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기자
  •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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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지음/ 알렙/ 360쪽/ 1만7천원
조선시대의 유학자들, 특히 실학자들은 동물에 관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산과 바다, 초목과 산천, 곤충과 물고기, 동물과 사람에 관한 기록을 통해 당대의 사회상을 꼬집었다.

이덕무는 어쩌다 인간으로 태어난 게 잘못이니 자신의 근본인 벌레나 기왓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익은 ‘고기가 되어야 하는 짐승들의 물음’을 들으며 인간이 짐승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박지원은 소나 말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정약용은 오징어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고고한 백로의 이야기로 자신의 위선을 고백한다.

이들이 보기에 동물세계는 인간세계의 축소판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들은 자신의 관찰대로 세계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덕무, 이익 등은 온갖 짐승과 날짐승, 심지어 벌레까지 관찰했는데 파리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파리의 드나듦과 쓰임새를 적기도 했다.

이 책은 조선의 선비들이 남긴 동물관찰기를 토대로, 유학으로 인간세상의 규율을 정하려했던 조선 유학자의 세계관을 들여다보고 있다. 20세기식 동물원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그려지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유학자들이 소박하고 다소 비과학적인 관찰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습성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고민한 흔적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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