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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韓國史는 中國史이거나 日本史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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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준기자
  • 201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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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中高 국·검정 일일이 분석

조선총독부史觀 잔재 곳곳 지적

“삼국사기 등 우리나라 사서보다 왜 中·日 사서 더 충실히 따르나”

국정 ‘고등학교 국사’에 실린 ‘선사시대의 문화권’지도. 한족 문화권을 중심으로 표현했다.
위험한 역사시간 - 이주한 지음/ 인문서원 416쪽/ 1만8천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사’에 나오는 첫 지도인 ‘한국의 구석기·신석기 유적’. 외국인들에게 우리 역사를 알려주는 책에 실린 지도에 우리 역사의 공간은 ‘한반도’만 제시된다.


漢사군
임나일본부설
단군조선 신화설
민족 공간 한반도 한정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역사 공부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한국사가 대입 수능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역사 공부 열풍이 거세다. 취업시장에서도 많은 청년들이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올바른 우리 역사 인식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 교과서는 얼마나 우리 역사를 충실하게 서술하고 있을까. 현재 시중의 한국사 교과서에는 우리가 그토록 지우고 싶어 하는 일본의 잔재, 조선총독부의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자 역사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현재 중·고등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국·검정 역사 교과서를 일일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조선총독부사관의 잔재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는 한국사 교과서에는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부정적으로 서술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사군은 한반도에 있었다고 못 박고 우리 민족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에만 국한해버리는 등 한국사가 아니라 ‘중국사’나 ‘일본사’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왜곡과 폄훼가 심각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고대사에 중점을 두고 역사의 시간과 공간으로 나누어 현행 국·검정 역사 교과서를 분석, 비판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시간을 참혹하게 잘라버린 교과서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중의 한국사 교과서 중 한 교과서는 고고학 유물과 유적의 증언을 무시하고 청동기시대의 시작을 서기전 10세기 무렵이라고 서술하고 있으며, 다른 교과서는 서기전 2333년에 건국된 단군조선을 ‘역사’가 아니라 ‘신화’라는 식으로 서술하고 위만조선을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로 서술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교과서들은 우리 사서인 ‘삼국유사’나 ‘제왕운기’ 기록을 무시한 것이자 한민족의 역사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뤄졌다는 조선총독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식민사학의 ‘단군조선 부정하기’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민족의 공간 역시 일본과 중국의 사관에 따라 민족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에만 한정해놓은 교과서들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가 한반도는 물론 만주와 요동 등 대륙에 걸쳐 있었음을 증명하는 유물과 유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공간을 ‘한반도’로 한정하며 조선총독부의 ‘반도사관’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교과서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조선총독부의 ‘한사군 한반도설’을 따르고 있으며,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우리 사서보다는 ‘삼국지’ ‘일본서기’같은 중국과 일본사서를 더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가 총체적으로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 ‘한사군 한반도설’ ‘임나일본부설’ 등 조선총독부가 날조한 내용을 고스한히 되풀이하고 있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조선의 식민 지배를 영구히 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던 조선총독부사관이 21세기에도 우리 역사 교과서에 버젓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독도가 일본 땅이며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일본의 주장과 ‘현재 중국 땅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중국사’라는 중국의 어거지 논리가 판을 치는 때에 ‘영국의 역사를 쓰면 영국사가 되어야 하고, 러시아 역사를 쓰면 러시아사가 되어야 하며, 조선의 역사를 쓰면 조선사가 되어야 한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꾸짖음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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