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바안(개막작) |
 |
산이 울다(폐막작) |
 |
무스탕(플래시 포워드) |
 |
남과 여(갈라 프레젠테이션) |
 |
22(와이드 앵글) |
미리보는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열흘간 75개국 304편 상영
개막작은 인도 작품 ‘주바안’
亞 거장·신인감독 고루 조명
60년대 韓 숨은 걸작 첫 소개
탕웨이·유역비 등 ★ 총출동
올해로 스무 돌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0월1일 개막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명실공히 아시아 최대의 영화 축제로 자리 잡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75개국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해운대와 센텀시티, 중구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인도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모제즈 싱 감독의 데뷔작 ‘주바안’이, 폐막작으로는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가 각각 선정됐다. 국내외에서 처음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94편과 자국 외 처음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도 각각 포함됐다.
반가운 얼굴들도 부산을 찾는다. 부산영화제의 단골손님인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등을 위시해 탕웨이, 유역비, 셀린 살레 등이 대거 영화제를 방문한다. 강수연 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성지”라며 “지난 20년을 함께해온 아시아 거장 감독은 물론 미래를 같이할 신인 감독도 대거 참가해 영화제를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 기대작들을 미리 살펴본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동시대 거장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올해 6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장편극영화로는) 8년 만의 신작 ‘자객 섭은낭’(대만)은 올해 세계영화계가 가장 기대했던 작품 중 하나다. 중국인들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미래에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기존 무협영화의 틀을 깨는 새로운 영화미학을 선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일본) 역시 떨어져 살던 이복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된 자매들 이야기를 한 편의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이탈리아 판텔레리아 섬을 배경으로 사랑과 열정, 질투가 뒤섞인 삼각관계를 펼치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비거 스플래쉬’와 클로드 를루슈의 ‘(신)남과 여’(프랑스)도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영화의 창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가장 폭넓고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는 32개국 52편의 작품이 초청되었다. 특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감독, 메이블 청과 실비아 창이 오랜만에 신작을 들고 찾아왔다. 초청작 리스트에는 거장 감독들 외에 젊고 도전적인 감독들의 독립영화도 대거 포진되어 있다. 프라사나 자야코디의 ‘표범은 물지 않는다’(스리랑카), 수만 고쉬의 ‘안식처’(인도), 비주 비스와나스의 ‘오렌지 캔디’(인도) 등은 아시아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장르적으로도 뮤지컬영화나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채롭다.
◆뉴 커런츠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10개국 8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편수는 예년에 비해 적지만, 형식과 주제는 훨씬 다채로워졌다. 세 명의 젊은 여성이 가지게 되는 사랑과 우정 사이의 미묘한 심리를 묘사한 나카무라 타쿠로의 ‘서북서’(일본), 노인의 소외 문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낸 하리 비스와나스의 ‘라디오’(인도), 억압받는 문화를 지키려다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샤람 알리디의 ‘검은 말의 기억’(이란) 등이 소개된다.
◆한국영화회고전
‘한국영화회고전’은 한국영화 전성기인 1960년대 활동했던 감독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걸작 8편을 소개한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단순하면서도 풍부하게 그린 박상호 감독의 ‘비무장지대’(1965), 일본영화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를 원작으로 하는 ‘명동에 밤이 오면’은 이형표 감독의 빼어난 연출력을 보여준다. 한국 갱스터 영화의 출발점을 알린 ‘현금은 내 것이다’(1965)는 이상언 감독의 데뷔작이다. 또 한국영화의 모더니즘을 꽃피운 이성구 감독의 ‘장군의 수염’(1968)과 최하원 감독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8)도 이번 회고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1960년대는 아직 발굴을 기다리는 영화가 많은 시기이다. 이번 회고전이 그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월드 시네마와 플래시 포워드
올해 ‘월드 시네마’는 비아시아권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영화 총 50편을 소개한다. 서유럽의 전통 영화 강국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크 오디아르의 ‘디판’(프랑스)을 위시해, 사랑의 위력에 대한 찬가인 마르코 벨로키오의 ‘나의 혈육’(이탈리아), 리듬감 넘치는 연출이 인상적인 파올로 소렌티노의 ‘유스’(이탈리아), 따뜻한 인간미가 돋보이는 ‘심씨의 사생활’(프랑스), 그리고 흥미진진한 액션물 ‘강도들’(프랑스)이 눈길을 끈다. 비아시아권 영화의 앞날을 가늠해볼 수 있는 ‘플래시 포워드’에는 전 대륙에서 건너온 신인 감독들의 작품 총 30편이 포진돼 있다.
◆와이드 앵글과 오픈 시네마
한국 단편영화 경쟁부문은 예년에 비해 다소 적은 10편이 선정됐고, 한국 단편영화 쇼케이스에서 4편을 선보인다. 김태용, 민용근 감독의 신작과 문소리의 세 번째 단편, 그리고 배우 윤은혜의 연출작이 포함된 쇼케이스는 올해도 화제가 될 듯하다. 아시아 단편경쟁에는 총 10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난민캠프 아이들이 직접 연출한 ‘국경의 아이들’과 ‘컬러 오브 아시아 - 뉴커머스’의 작품 등은 쇼케이스를 통해 소개된다. 파트리시오 구스만, 프레데릭 와이즈먼 등 다큐 거장들의 신작은 올해의 필견. 그리고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빙하와 하늘’(프랑스)과 이집트 혁명을 천일야화에 빗댄 ‘세라자드의 꿈’(남아공/이집트) 역시 눈여겨봐야 할 작품들이다.
‘오픈 시네마’는 올해도 관객들을 흥분과 즐거움에 빠뜨릴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그중 라자물리 스리 사이랄스리의 액션 판타지 ‘전사 바후발리’와 카비르 칸의 감동 대작 ‘카쉬미르의 소녀’ 등을 추천한다. 이 밖에 ‘프랑스 영화 특별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시네키즈’ 등도 더 친근하고 특별한 경험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