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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축제를 한 달간 연다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입니다. 시민이 ‘대구의 자랑거리’라는 확실한 자부심을 가질 때입니다.”
지난 14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난 박명기 대구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 예술총감독은 세계 오페라시장에서 대구의 위상에 대해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올해 오페라축제에서 일종의 ‘모험’을 시도했다.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공연하기로 한 것.
그는 “오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자체적으로 구성돼 있지 않다보니, 처음엔 로엔그린을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대구의 음악 인재를 모두 모아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지역 출신으로만 구성된 것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시간30분의 대작이다보니 그야말로 ‘예술 노동’을 했다. 단원이 많이 고생하고 그만큼 감동받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총감독으로서 작품의 해외진출이나 교류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독일 카를스루에국립극장과의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앞으론 더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2017년 독일의 비스바덴극장에서 오페라 ‘가면무도회’를 공연하기로 계약했다.
특히 그는 “올해 폐막 콘서트 때 상하이 중앙대극원장과 성악가 등 4명이 초청 공연을 펼친다. 극장 대표가 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제작 수준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해외에 나가보면 많은 연출가·지휘자가 대구에 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족한 시설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오페라 관련 시설이 확충돼야 이 분야 인력도 늘릴 수 있다는 것.
박 감독은 “대구에는 오페라 대극장이 1곳으로, 극장과 연습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오페라하우스 소속 오케스트라·합창단을 만들고, 상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뉴욕 링컨센터, 런던 코벤트가든, 밀라노 라스칼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모두 도시 중심에 있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극장이 대구에 있다는 점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매년 새로운 변화를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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