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암 검진의 중요성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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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4 08:10  |  수정 2015-11-24 08:11  |  발행일 2015-11-24 제21면
자가검진 땐 월경 끝난 직후 반듯하게 누워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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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발생률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국제암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유방암 발생률은 2008년에 비해 20% 증가했다. 한국의 유방암 발생 인구수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西歐)의 3분의 1 정도지만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인구도 52.1명(2012년) 수준으로 일본에 비해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중앙 암 등록 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 발생률은 2012년 기준 14.8%로 갑상선암 다음으로 높다. 생활양식의 서구화, 출산율 및 수유 감소 등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시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지 않고도 완치가 가능해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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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유방암센터 정진향 교수

눈으로 보는 ‘시진’
유방 크기·멍울·유두부종·함몰
양팔을 올리거나 내려 비교 관찰

손으로 만져보는 ‘촉진’
가운데 세 손가락 끝바닥 이용해
바깥쪽부터 원형 그리면서 확인

전문醫 ‘임상검진’
촬영술 -종기나 석회화 진단
초음파-낭성·고형 종양 구분


유방암은 서구지역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 여성은 40대에 가장 많이 생긴다. 이어 50대, 60대, 3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발병 연령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폐경 전 여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40세 이하 환자가 15% 정도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는 우리나라의 유방암이 미국·유럽 지역의 유방암과는 다소 다른 성질을 보인다는 것을 암시한다. 때문에 한국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 검진, 진단과 치료 그리고 치료 후 회복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 자가 검진은 매달 월경이 끝난 직후 실시한다. 폐경 후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여성, 임산부는 매달 1일이나 30일과 같이 일정한 날을 정해두고 검진하는 것이 좋다. 자가 검진은 병을 진단하기 위함이 아니고 평소와 다른 변화를 찾아내는 것이다.

자가 검진의 방법으로는 눈으로 보는 ‘시진’과 손으로 만져보는 ‘촉진’이 있다. 시진은 큰 거울 앞에 서서 양팔을 옆으로 내리고 유방의 크기와 모양, 멍울, 유두의 부종·함몰 등을 양쪽을 비교하면서 관찰하는 것이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와 양 허리에 댄 상태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관찰한다.

촉진은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검진하는 유방 쪽의 팔을 머리 위로 올린 후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유방이 가슴 위에서 골고루 잘 펴지게 돼 비교적 작은 혹이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유방을 손바닥으로 쥐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가운데 세 손가락 끝 바닥을 이용해 만져본다. 유방을 부드럽게 누르면서 비비듯이 바깥쪽부터 원형을 그리면서 유두를 향해 실시한다. 반대편 유방도 같은 방식으로 검사한다. 샤워 중에 비눗물을 칠해서 자가검진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유두에서 이상 분비물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륜을 살짝 짜봐야 한다. 유방이나 겨드랑이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나오면 더 이상 자극하지 말고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 상의하고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임상검진은 전문가에 의한 진찰을 말한다.

한국 여성처럼 유방 조직이 조밀한 경우에는 임상 검진이 유방암 진단에 도움이 된다. 유방 촬영술은 유방 검사 중 가장 간단하며 기본적인 방법이다. 이 검사에서는 종기나 석회화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침상 돌기를 보이는 병변이 나타나거나 종기의 경계면이 삐죽삐죽하면 암이라고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 다양한 형태를 가진 미세 석회가 군집해 있거나 종기와 석회가 동반되는지 등의 여부도 알 수 있다. 조기 유방암 중 관상피내암의 특징인 미세 석회는 주로 이 검사에서 발견된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낭성 종양과 고형 종양을 구분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주로 10~20대의 젊은 여성이거나 임신·수유 중인 여성인 경우, 유방촬영 사진상 진단이 애매한 경우, 유방 내 조형물을 삽입한 여성 등에게 적용된다. 만져지지 않는 종물(腫物)의 조직검사에도 빠질 수 없다. 정상 유방에서 많이 관찰되는 물혹이나 아주 작은 양성 종물의 발견율이 높아 환자에게 불필요한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아직 유방암은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확실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연구에 의해 밝혀진 유방암 발생의 위험요인도 대부분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기적인 자가 검진과 정기적인 유방검진(이학적 검사, 유방 촬영, 초음파 진단)으로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받는 것만이 유방암을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연령별 조기검진 권고안

30세이후 :매월 유방 자가검진
35세이후 :2년 간격,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
40세이후 :1∼2년 간격의 임상진찰·유방촬영
고위험군 : 의사와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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