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을 통해 본 부동산 시장 전망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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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17   |  발행일 2015-12-17 제2면   |  수정 2015-12-17
대구 중·서·남구 내년 입주물량 ‘0’…“아파트 공급과잉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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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에서 내년 지방 부동산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비관론은 활황세가 다소 꺾인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못박는 등 지역시장의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냉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달성 등 외곽신도시가 다수 차지
도심 물량은 오히려 부족한 상황

청약률 급락은 투기세력 이탈 탓
실수요자 중심 안정기 맞이할 듯

◆도심 입주 물량은 오히려 부족

과연 대구지역 아파트 시장이 ‘공급 과잉의 굴레’에 묶여 있는 것일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대구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숲만 보고 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오류”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대구지역 입주물량은 2만6천845가구로 입주대란을 겪은 2008년보다도 1천759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내년에 또다시 입주대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지만 과거와는 결코 다른 양상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구지역 입주물량의 경우 2008년에는 수성구 등 도심의 중대형이 대부분이었으나, 2016년의 경우 신도시 등 외곽지역의 중소형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내년 입주물량 중에서 달성군이 17개 단지 1만5천639가구로 전체의 58%(오피스텔·영구임대 등 제외땐 1만1천573가구)다. 반면 동·서·남·북·달서·수성구는 모두 합쳐도 1만1천206가구에 그치는 등 도심권 물량은 크게 부족하다. 이는 대구지역 한 해 적정 수요인 1만3천~1만4천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입주 예정인 1만7천374가구(오피스텔·영구임대 등 제외) 중 9천765가구(56.3%)가 달성군에 집중돼 있다. 반면 동구는 1천300가구(7.5%), 수성구는 180가구(1%)에 불과하다. 이밖에 남구 268가구(1.5%)·중구 1천5가구(5.8%)이며 서구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다.

노경원 태왕 경영관리본부장은 “특히 내년 대구지역 입주 물량의 경우 오피스텔과 영구임대 등을 제외하면 1만9천71가구로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준이 결코 아니며 그 이듬해인 2017년엔 1만7천여가구로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달성지역 산단 배후로 소화 가능

높은 전세가율이 내년에 늘어나는 입주 물량을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광고대행사 ‘애드메이저’ 부설 부동산연구소 관계자는 “특히 달성군의 경우 입주 물량 급증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기를 겪을 수 있겠지만 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탁월한 도심 접근성에 힘입어 높은 전세가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매매 수요에 대거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을 지배해온 투자적 수요가 최근 대거 이탈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향후의 시장 분위기가 결코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중반기까지만 해도 수백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보인 대구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이 최근 들어 평균 5~9대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구 아파트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제 대구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의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분양대행사 리코C&D 전형길 대표는 “지금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은 ‘미국발 금리인상·대출규제 강화’ 등 여러 변수에 따른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혼란스러운’ 조정기를 겪고 있다”며 “하지만 수개월의 조정기를 거치고 나면 거품이 적절하게 빠져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호기자 leec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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