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일의 ‘여론과 승부처’] 중-남구, 현역 약세에 10명 난립…여성후보 활약 두드러져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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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6   |  발행일 2016-01-06 제5면   |  수정 2016-01-06
동갑, 선거 주무장관 출마설 이목…작년과 다른 민심 기류

‘대구 중구-남구’는 정치사적으로 한때 TK(대구·경북) 정치 1번지였다. 어쩌면 대구를 넘어 전국적인 1번지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였다.

여야가 치열한 격전을 벌였고, 정치팬들은 열광했다. 숱한 인물도 배출됐다. 이효상·이만섭·박준규 등 전직 국회의장 3명을 필두로 박찬·한병채·유성환·유수호·신진욱·신도환·이치호 의원에 이르기까지 나름 정치적 목소리를 낸 이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도심의 쇠퇴와 수성구의 약진 속에 언제부터인가 중구-남구는 그런 정치적 위상을 잃어버렸다. 중구-남구로 묶인 후 3번의 선거에서 주인공이 모두 갈렸다. 성장하는 정치인이 없었다는 의미다.

새누리당 경선은 현재 난전(亂戰)이다. 최소 10명 이상이 등장했다. 후보 난립은 현역이 약세라는 의미도 된다. 동시에 한쪽으로 표가 쏠리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전·현직 의원과 정당인 외에 여성 후보의 활약이 두드러진 점이 특이하다.

김희국 의원과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일단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다만 김 의원에 대한 이른바 ‘교체지수’가 높다는 점과 이 전 부지사가 정치신인에다 여성이란 점에서 명암이 엇갈린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여성과 신인은 현재 20% 가점을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으로서는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파동의 파편을 맞았다. 이를 극복하는 과제도 남았다.

배영식·박창달 전 의원과 여성인 조명희 교수는 여론조사상 2선이지만, 디딤돌을 쌓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생존은 1위밖에 없다는 점에서 각자 확실한 정치적 정체성을 보여야 한다.

배 전 의원은 4년의 공백을 얼마나 만회하는지가 관건이다. 조 교수는 40대 이상 여론주도층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박 전 의원은 큰 선거를 치른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구 동구갑’은 향후 정치적 논란이 배가될 여지가 있는 지역이다. 정가에서 청와대발(發) 후보라는 설이 나도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때문이다. 선거 주무장관인 데다 아직 공식적으로 퇴임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공개적 출마선언도 없는 상태다. 다만 강한 출마설이 나돌아 여론조사에 포함시켰다. 일종의 가상대결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동구갑의 현재 주인공인 류성걸 의원과 정 장관의 관계다. 둘은 경북고 57회 동기다. 친구라도 선거라면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저간의 정치적 상황을 놓고 보면 매끄러운 경기는 아니다. 옆 지역구의 유승민 의원(동구을)은 “아무리 정치가 비정해도 금도가 있는데, 이러면 곤란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유 의원도 이들과 같은 경북고 57회 동기다.

막상 뚜껑을 여니 정 장관의 약세가 의외다. 지난해 11월 지역 다른 매체의 여론조사에서는 정 장관이 7% 이겼다. 당시 조사가 정확했다는 전제조건으로 류성걸 의원이 역전한 셈이다. 그런 요인들을 분석하기에는 잣대가 아직 없다. 정 장관이 선거를 놓고 이렇다 저렇다 할 발언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굳이 분석한다면 청와대발 물갈이설이 나돈 것이 지난해 추석 전후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정치적 후광효과가 희석됐다고 추정된다. 물론 그가 출마선언을 하고 이런저런 명분을 발표하기 시작한다면 본 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정 장관 변수를 제외하고, 류성걸 의원으로서는 재신임하겠다는 비율이 교체하겠다는 쪽보다 높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측면이다.

부국장/ 정치·경제부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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