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항암치료 후 손발저림…침과 뜸으로 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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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12 08:06  |  수정 2016-01-12 08:06  |  발행일 2016-01-12 제22면
봉약침도 증상해결에 도움
전침 말초신경병증에 효과
유방암 환자에겐 전기침을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항암치료 후 손발저림…침과 뜸으로 완화한다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많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만들어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왔다. 그러나 암 등 현대의학조차 아직 극복하지 못한 질환이 많이 남아 있다.

최근 정통의학에서는 확실한 치료가 보장되지 않거나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는 경우 보완대체의학에 눈을 돌리고 있다. 보완대체의학은 양방치료법을 제외한 침·뜸·한약을 이용한 한방치료와 식이요법, 명상 등 다양한 치료를 의미한다. 그러나 보완대체의학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편견으로 인해 정통의학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임상현장에서 꾸준히 그 결과와 효과가 증명돼오면서 보완대체의학을 원하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엠디앤더슨,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하버드 다나파버 등 미국 3대 암센터를 중심으로 존스 홉킨스, 메이요 의료원 등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에서 이미 통합의학(Integrative)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진단검사법의 발달과 더불어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법, 표적치료법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암의 완치율과 장기 생존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암과 그 치료법 등으로 인한 여러 형태의 합병증과 일상생활 기능 장애가 암 생존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이에 따라 치료의 부작용과 삶의 질 또한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항암제는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오심, 구토, 구내염, 탈모, 말초신경병증, 골수억제, 피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부작용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돼 예방과 발생비율이 경감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말초신경병증에 대해 정립된 치료법이 제한적이고 사례가 많지 않다. 말초신경병증은 항암을 하고 있는 암환자의 고통스러운 증상 중 하나로 이로 인해 삶의 질을 감소시키고 있다.

항암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을 조절하는 데 침치료와 한약물의 유효성은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실제 국내의 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는 항암제와 관련된 다양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양방 치료에 반응하지 아니하던 여러 항암 부작용을 조절하고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운동, 감각 그리고 자율신경의 장애를 의미한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은 신경독성 항암제를 투여받은 암 환자들에게 유발되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말초신경병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다양하다. 무통성 증상으로는 남의 살같이 감각이 없는 느낌, 근육 허약감, 전신 허약감, 균형감 상실, 집중력장애 등이 있고, 통증성 증상으로는 타는 듯한 느낌, 근육통, 따끔한 느낌, 쑤시는 느낌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양측성으로 나타나고 하지가 더 심하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갑자기 나타나 경미하거나 일시적이며 항암화학요법 종료 후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사용한 항암제의 누적용량이 높아질수록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며 항암치료를 중단해도 증세가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손발저림증은 한의학에서 ‘비증(痺證)’이라고 하며 찬 기운이 몸속으로 침범하여 경락의 소통에 장애를 주어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음양론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적이고 냉하여 찬 기운에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손발저림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특히 혈액순환이 나빠지는 갱년기에 이러한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러한 환자의 경우 한의학적 치료법과 양방진단을 토대로 하여 기(氣)가 막힌 곳의 소통을 해주는 침치료를 진행하고 뜸치료로 더운 기운을 넣어줘 응체되어 있는 기혈을 녹여 순환을 해주면 호전된다.

한의학에서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대해 침치료와 약물치료는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으로 동물 실험연구에서 봉약침이 아드레노립세터 알파2에 영향을 미쳐 손발저림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입증됐고, 전침은 NMDA라는 신경 수용체를 활성화시키고 조절하여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진통효과를 낸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유방암 환자에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경혈 자리에 전기침을 밴드 형태로 만들어 적용한 뒤 손발저림이 감소한 효과 또한 보고되고 있다.

향후 한의학 분야에서 암환자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 항암 후에 나타나는 부작용 관리에 대한 근거중심적인 많은 치료들이 이뤄지길 바라며,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들이 구축되어 그 혜택을 많은 암환자들이 받기를 바란다.

<도움말=종양내과 김경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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