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가 남미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국내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 등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역으로 유입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는 질병관리본부 등과 함께 봄철 모기유충 퇴치를 위한 방역소독 강화, 지카 바이러스 관련 정보 공유 등 감염 예방 및 대응대책을 세우고 있다. 또 중남미 등 위험지역 여행 시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등 해외 여행객 대상 지카 바이러스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도 임신부의 경우 중남미 등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 여행을 자제할 것과 불가피하게 현지에 가야 할 경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과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외출 시 긴소매, 긴바지를 착용하도록 당부했다.
대구시는 지카 바이러스가 호흡기 등을 통한 간접 감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유행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남미지역에 국한됐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최근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북미 등으로 확산되면서 이곳을 여행하는 지역민의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잠비주에 거주하는 27세 남성이 1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로 발견됐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도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긴급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대구시는 2개월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발생국가를 방문하고 귀국 후 2주 이내에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이 같은 사실을 의료진에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경북대병원 김신우 교수(감염내과)는 “지카 바이러스는 수혈이나 성관계 등 직접적 접촉이 있어야만 전염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지역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할 장비가 없어, 국립보건연구원에 의뢰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빨리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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