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좋았는데…의사·한의사 대구도 갈리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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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4 07:45  |  수정 2016-02-04 07:45  |  발행일 2016-02-04 제10면
의료기기 사용 여부로 갈등고조
해외환자 유치전에 악영향 우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여부로 촉발된 의사단체와 한의사단체 간 갈등이 지역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최근 한의사측이 X레이·초음파 등 ‘현대 의료기기’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하자 의사들이 전면 반대하고 나선 것. 한의사측은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의사 측은 의료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한의사들은 오진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하듯 상대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주고받고 있다. 수도권에선 대검찰청에 고발까지 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양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시·도에 비해 대구지역 의사와 한의사간 화합이 잘 되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지역 한의사회는 지난달 28~29일 이틀간 대구지역 8개 구·군 한의사회 별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통한의학이 현대한의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X레이, 초음파 등의 현대과학문명이 필요하며 이는 보다 정확한 진료로 국민불편을 해소할 뿐 아니라 2050년 6천조원 규모로 성장하리라 예측되는 세계전통의학시장을 선점해나가는 데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대구시의사회도 지난해 12월22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지역 의사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허가 계획 중단과 불합리한 한의협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다. 또 지난 1월30일 전국 의사회 대표자 궐기대회에서도 대구지역 대표 40여명이 서울로 올라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반대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설 연휴가 끝난 후 예정된 대구지역 8개 구·군 의사회 정기총회에서도 다시 한번 반대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지역 의료계는 “대구는 메디시티 협의회를 통해 한의사와 의사간 상호 공존과 협력관계가 가장 단단한 지역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올해 예정된 해외의료봉사, 해외환자유치 등 산적한 협력 현안이 자칫 깨어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대구시를 비롯해 지역사회가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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