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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할아버지 발길도 이끈 ‘마지막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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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창훈기자
  •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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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앞둔 의성 안평중학교

후배의 마지막 얼굴 보고 싶어

1회 졸업생 등 동문들 달려와

“꿈·희망 잃지 말고 살길” 당부

제62회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되는 안평중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안평중 총동창회원과 재학생들이 졸업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9일 안평중학교가 자리잡은 의성군 안평면 소재지에서는 평소 풍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갈한 계량한복을 입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중년부부에서부터 말쑥한 정장으로 한 눈에 자수성가했음을 알수 있는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는 1회 졸업생으로 여든을 넘긴 김성태 옹도 있었다.

이들의 발걸음은 모두 소재지에서 100여m 남짓 벗어난 안평중학교로 향했다. 안평중의 졸업식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동문들이었다.

이처럼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된 데는 안평중이 인근 비안·단밀중과 함께 기숙형중학교인 경북중부중학교로 합병이 결정돼, 올해 62회 졸업식을 끝으로 학교 문을 닫아야한다는 안타까운 사정이 숨어있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마지막 졸업식이 열린 본관 3층에서 후배들을 지켜보는 동문들의 속내는 착잡하기만 했다.

재학생들의 축하공연이 끝난 뒤 “후배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하영옥씨(23회 졸업)가 마이크를 잡았다.

하씨는 울컥하는 마음을 이겨내지 못한 듯 메인 목소리로 “올해를 끝으로 폐교된다는 소식에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동문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졸업하는 후배들의 얼굴을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려왔다. 꼭 성공해 멋진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내 심경을 추스린 그는 “내가 태어났을 때 나는 울었지만, 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나의 탄생을 축복하며 웃었다. 그러나 여러분과 함께, 제가 맞아야 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그 반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신병일 총동창회장(20회 졸업)은 “45년 전 졸업할 당시 함께한 동기들이 모두 246명이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 이었지만, 우리들은 꿈을 잃지 않았다”며 “웃을지 모르겠지만, 재학 당시 내 꿈은 엿장사였다. 그런데 졸업과 함께 그 꿈이 더 커져서 엿공장으로 바뀌었고, 또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탓에 지금 6개소의 공장을 가동하는 튼실한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며 꿈과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남홍식 교장은 동문들에게 “안평중이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발빠르게 전환되는 시대적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그 역사를 마감하게 됐다”며 “오늘은 안평중 62년의 역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졸업식이다. 이렇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졸업식을 함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오신 동문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평중은 1953년 3월 안평중학원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지 약 64년, 1955년 3월 117명의 1회 졸업생을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천83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글·사진=의성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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