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등이 아프면 췌장암(?)

  • 임호
  • |
  • 입력 2016-03-01 08:00  |  수정 2016-03-01 09:34  |  발행일 2016-03-01 제18면
■ 칠곡 경북대병원 간담췌장센터 조창민 교수
원인없이 허리통증 지속되면 췌장암 의심해봐야
20160301

 

20160301

초기증상 없어 조기 발견 어려워
발병하면 체중 감소·식욕 감퇴도
수술 불가능 환자 5년 생존율 8%
50세 이후 당뇨병 진단되면 검사를


방송 매체에서 유명 인사들이 췌장암으로 진단받고 사망하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자신도 등이 아프니 췌장암이 걱정된다며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가 증가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췌장암은 최근 20년간 두배 이상 증가하여 구미에서는 소화기 계통의 암 중 대장암 다음으로 많으며, 전체 암에 의한 사망 중에서 넷째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적절한 검사방법이 없어, 완치가 가능한 조기에 발견이 되지 않아 예후가 불량하다. 또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서 적절한 항암치료제가 없어 5년 생존율이 8%로 아주 낮다.

췌장은 복강내 가장 깊숙이 상복부 중앙을 가로질러 위치하고 있고, 전체 길이는 약 15㎝, 무게는 100g 정도다. 췌장의 기능은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 중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여 장내로 흡수를 용이하게 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이 있다.

췌장암은 암 전체 발생률에서 9위이며,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5위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한다.

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췌장암 관련 청구 건수는 2만건, 요양급여비용은 467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청구 건수는 1.52배, 급여 비용은 1.95배 증가했다.

국내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남녀 각각 11.7명과 9.8명이며, 매년 5천600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5천100명이 사망한다. 즉 진단받고 대부분에서 1년 이내에 사망하는, 예후가 아주 불량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으로 매년 867억원의 경제적 비용 부담이 발생하며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췌장암 치료비는 약 6천400만원으로 암환자 1인당 경제적 비용은 3위로 알려져 있다.

흡연은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1.7배 높고, 췌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수명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흡연과 관련하여 다른 장기에 악성 종양(두경부암, 폐암, 방광암 등)이 생긴 경우에 췌장암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췌장암으로 인한 이차적인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췌장암을 진단받기 전 2년 사이에 당뇨병이 흔히 발생하고 췌장암 환자가 수술을 통해 췌장암을 제거한 후 3개월 내에 당뇨병이 호전되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50대 이후 가족력이 없이 당뇨병 진단을 받거나, 당뇨병을 장기간 앓고 있다가 최근 당뇨 조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췌장암 여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직계 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병한 사람이 1명 이상 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2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가족성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가족성 췌장암 환자가 있는 가족의 구성원은 췌장암 또는 다른 암 발생의 위험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하며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췌장암 발생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췌장암은 의심할 만한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췌장암이 진행되면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등이 나타나고 췌장 두부의 종양이 커지면서 담즙 배설 통로인 담관을 압박해 폐쇄성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체부와 미부의 종양은 복부에 큰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간 전이, 복강 내 파종 등이 된, 말기에나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 절제 가능성이 낮고 예후도 나쁘다. 허리가 아프거나 체중이 빠진다는 증상으로 제일 먼저 췌장암을 의심하기는 힘들지만 50세 이후에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급격히 감소(3개월 내 적정 체중의 10%이상)하거나 특별한 원인없이 지속되는 허리 통증, 원인 모를 소화 불량, 당뇨병이 새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한번쯤은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췌장은 복강내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복부초음파, 전산화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영상학적으로 췌장을 확인하는 방법과 혈액학적으로 종양표지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췌장암 진단과 관련된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기 검진 목적으로 시행하기에는 경제적이지 못하다. 또한 조직학적 진단을 통해서만 항암제 선택 및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서는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조직 생검을 시행할 수 있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흡연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암을 의심할 특징적인 초기 증상이 없으므로 일반적인 건강 검진을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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