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수입과자점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권혁준,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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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8 08:03  |  수정 2016-03-08 09:29  |  발행일 2016-03-08 제17면
국산과자의 경쟁력 회복 영향
매장 5곳 있던 동성로 현재 1곳
일부 ‘땡처리’ 발각 신뢰 추락
20160308
대구시내 한 수입과자 할인매장. 진열대에 놓인 상품도 많지 않아 수입과자의 떨어진 위상을 짐작게 한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배모씨(46)는 대구 달서구에서 1년 넘게 운영하던 수입과자 할인점을 지난달 16일 내놨다. 수입과자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가게 매출이 절반은커녕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일 찾아간 배씨 가게에는 30분 동안 한명의 고객도 찾아오지 않았다. 배씨는 “가게를 열던 2014년 말에는 수입과자 붐이 한창 일어날 때여서 장사가 꽤 잘 됐다. 매일 카드전표만 40~50장 찍혔고, 매출도 하루 1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곳곳에 수입과자 할인점이 생겨나고 마트나 동네 슈퍼에서도 수입과자를 취급하는 데다 수입과자 자체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매출이 줄었다. 요즘 하루에 10만원 버는 것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구에서도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업고 우후죽순 들어섰던 수입과자 전문매장이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북대 북문에 있던 수입과자 할인점 레드버켓 산격점은 지난해 8월 문을 닫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4~5개의 수입과자 전문매장이 있었던 동성로에서도 이같은 점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지난 5일 중구 대중교통지구와 반월당역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수입과자 할인점을 파악한 결과, 단 1곳만 운영을 하고 있었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8)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성로는 물론 집 주변에서도 수입과자 할인점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

프리미엄 수입과자 할인점인 구스토스낵은 전국에 50여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현재 10개의 매장도 남지 않았다. 홍유진 구스토스낵 과장은 “수입과자가 인기있을 때는 한달에 1t 트럭 40대 분량인 2억원어치를 출고했지만 지금은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수입과자 붐이 일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이제는 더 이상 가맹문의를 받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형마트들도 수입과자에 대해 취급 품목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2014년도에 수입과자 붐에 맞춰 다양한 종류를 취급했으나 지난해부터 거품이 빠지면서 매출이 상당히 줄었다”며 “이에 취급 품목도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축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수입과자의 열풍이 급속도로 시들해진 것은 국산과자의 경쟁력 회복과 함께 일부 업자들의 얄팍한 상술 탓에 수입과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산과자 과대포장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지면서 수입과자에 대한 선호도 역시 하락했다. 여기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싼값에 사들인 뒤 정상값에 판매하는 일부 업자의 ‘땡처리’ 행태가 알려지면서 인기 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수입과자를 절반 값에 사들인 뒤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며 “이런 일부 업자의 몰상식한 행동이 소비자로 하여금 수입과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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