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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웅 DGIST 입학처장이 말하는 ‘AI시대 진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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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설기자 이지용기자
  •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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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무기는 호기심과 사람다움”

최지웅 DGIST 입학처장이 학교 내 지하에 설치된 슈퍼컴퓨팅 빅데이터 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AI시대의 인재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변화를 즐기는 사람” 이라고 규정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알파고 쇼크’에서 보듯 문제의 정답을 찾고 지식을 암기하는 인간의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질문을 던지고, 다른 사람들(인공지능 포함)과 함께 문제를 풀어내는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에 인공지능(AI)의 미세한 한 부분을 겨우 엿봤을 뿐이지만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세질 것 같다. 옥스퍼드대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즈번 교수가 발표한 ‘고용의 미래’라는 보고서(2013년)에서는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 로봇은 이미 단순 기술은 물론 전문 직종까지 대체하고 있다.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큰 문제다. 로봇이 창의성까지 탑재하고 덤비는 이 시대에 어른들은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어떠한 진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최지웅 DGIST 입학처장(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부교수)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미래인재 핵심은 ‘호기심’
자아만족 낮은 일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사람다운 일’을 찾아내야
잘하는 한가지만 특화할 게 아니라
他전공 체험하고 깊은 지식 융합을


대입 주입식 교육이 문제
우리의 공부는 ‘지식 카피’에 그쳐
정답만 찾는 교육으론 AI 못 이겨
대학들도 전형 잣대 더 다양화하고
학생별 맞춤 멘토링 등 혁신 나서야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

“인공지능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적잖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지난달 11일 열린 KAIST 초청 강연에서 ‘사람과 같은 수준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나오려면 수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범용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최소 몇십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는 인공지능의 목표인 인간 뇌를 모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뇌는 1천억 개의 뇌 신경과 1천조 개의 연결 단위로 이뤄진 데다 메커니즘의 대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반면 알파고는 1천200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천여개의 서버로 구성한 슈퍼 컴퓨터다.”

▶알파고 쇼크 후 교육혁신에 대한 화두가 흘러나오고 있다. 진로교육이 관건이 될 것 같은데.

“올해 초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앞으로 10~20년 후 일본 인구의 절반이 종사하는 업무가 AI나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본의 직업 601개를 대상으로 확률을 계산한 결과였다. 일반 사무직, 학교 교직원, 은행창구 직원, 택시운전사 등이 대표적인 대체 가능 직업으로 꼽혔다.”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와 신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가.

“결과적으로 사람다운 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선 사람으로서 자아만족이 거의 달성되지 않는 직종이 많다. 이런 일들은 가급적 인공지능에 맡기고, 인간은 사람다운 일을 찾아내야 한다. 가령 여가를 관리하고 디자인하는 직업이라든지, 의사라면 정신과처럼 정신과 감정의 교류가 있는 일이라면 인간만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의 감정과 직접 접하는 일이 AI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이란 예측이 적잖다.”

▶교육이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 위주여서 여전히 주입식이며, 대학에 들어가서야 급하게 진로를 결정하고 제한적인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살아간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학생의 공부란 지식을 복사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교사는 그러한 지식을 단순히 전수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사교육은 지식을 빠르게 복사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이런 교육은 대량생산시대엔 적합했을지 몰라도 미래사회엔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다운 것들이 결여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카피교육의 폐단은 지금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어떤 문젠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보다 시험성적 결과와 정답에만 신경 쓴다. ‘답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만 묻는 교육에 길들여져 그런 것이다. 수업 도중 정답을 물으면 척척 대답을 하는 학생들이 ‘이 개념을 우리가 왜 배우는가?’라고 근본적 질문을 하면 벙어리가 되는 일이 적잖다. 정답을 맞힌 학생에게 문제의 전제를 바꿔 결과를 도출해 보라고 하면 역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은 결국 기계에 뒤지지 않을까.”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진로교육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자녀에게) 참을성 있게 질문을 던지고, 아이의 답변을 경청해야 한다. 쉬울 것 같지만 어렵다. ‘왜?’ ‘왜 좋아?’ ‘뭐가 문제가 될까’ 등을 많이 물어봐야 한다. 이 과정이 귀찮다고 여기면 부모가 아이의 진로를 대신 결정하고 대신 해주는 일이 생기는 거다. 명심해야 한다. 정답을 도출하는 교육은 이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 )이 인간을 능가할 수밖에 없다.”

▶알파고를 만든 허사비스가 컴퓨터공학과 뇌신경과학을 넘나든 융합형 인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허사비스 같은 인재를 키우려면 학문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요즘에는 융합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회문제는 융복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들다. 뇌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만 해도 그렇다. 의학, 약학, 심리학, 생물학, 전자공학,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뒤섞인 종합과학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학계에는 여전히 전공 간 벽이 높다는 점이다. 같은 용어를 두고 전공별로 의미가 다른 경우도 적잖다. 게다가 인력들은 대부분 하나의 전공 안에 머무르는 편이어서 서로 다른 전공의 연구원들을 불러놓고 일하려 하면 소통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융합교육을 포기할 순 없다. 대안을 제시한다면.

“흔히 사람들은 융합형 인재라고 하면 넓고 얕게 아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느 직업에서도 이런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융합형 인재의 모델은 기본적으로 주 전공이 있으면서 다른 전공과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봐야 한다. 소통하려면 다른 전공을 배워야 하고 지식도 갖춰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한 가지를 잘한다고 그것만 특화시킬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도 체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미래의 우수한 학생이란 정답을 도출하는 방법을 잘 훈련받은 이가 아니다. 생각하고 호기심 있는 사람, 주변환경으로부터 변화가 생겨도 그것을 즐기고 그 상황을 이끌어 나가는 학생이 바로 인재다.”

▶결국 대학교육이 혁신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

“그렇다. 앞으로의 대학들은 점수라는 한 가지 잣대만 구사해선 안 된다. 전형의 종류가 무척 다양해질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혁신은 학생 맞춤형 교육이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학생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멘토링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 될 것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AI에 뒤질 가능성이 큰 직업

일반사무직, 역무원, 회계감사, 학교 교직원
사무직 공무원, 카메라 조립공, 기계목공
급식조리사, 행정사무원, 은행창구 직원
금속가공·프레스공, 경비원, 주차관리원
택시·버스 운전사, 데이터 입력 직원
전기통신 기술자, 빌딩 청소원, 우편사무원
호텔 객실 담당, 빌딩시설관리 기술자


AI를 이길 가능성이 큰 직업

아트디렉터, 아나운서, 애완견 훈련사
영화감독, 배우, 탤런트, 카메라맨, 음악강사
학교 카운슬러, 관광버스 가이드, 작사가
클래식연주가, 그래픽디자이너, 연예매니저
경영컨설턴트, 공업디자이너, 국제협력전문가
카피라이터, 의사(외과·산부인과·치과·소아과·정신과), 경제학자, 사회학자, 간병인
성악가, 교사, 네일 아티스트, 만화가, 소믈리에  <자료: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최지웅 부교수는…△2016년~현재 DGIST 입학처장 △2010년~현재 DGIST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부교수,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겸임교수△2007~ 2010년 미국 Marvell Semiconductor 수석연구원 △2005~2007년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후 방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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