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옮긴 대구 새누리당 후보들 거의 낙선 ‘씁쓸한 뒷맛’

  • 임성수
  • |
  • 입력 2016-04-15   |  발행일 2016-04-15 제5면   |  수정 2016-04-15

◇ 중-남구 표심잡던 이인선
여론조사서 선두권 유지하다가
등록 코앞 수성을로 이동 고배

◇ 북구갑 ‘토박이’ 양명모
금호강 경계 생활권 크게 다른
북구을로 옮겨 도전했다 패해

◇ 경기도서 내려온 김문수
당내 수도권 험지출마 요구 일축
수성갑서 김부겸 후보에 쓴잔

20대 총선 대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중 낙선자는 모두 3명. 공교롭게 이들 모두 지역구를 옮긴 공통점이 있다.

‘북구을’과 ‘수성구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와 이인선 후보는 입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 지역구를 옮긴 케이스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북구을’을 장애인·청년우선추천지역으로, ‘수성구을’을 여성우선추천지역(추후 단수추천지역으로 변경)으로 선정하면서 각각 ‘북구갑’과 ‘중구-남구’에서 지역구를 갑자기 옮겼다. ‘수성구갑’의 김문수 후보와 달리 본인의 의사보다는 새누리당의 요구에 따른 측면이 더 강하다.

특히 이인선 후보는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심잡기에 나섰던 ‘중구-남구’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성우선추천지역에 따른 선거구 변동으로 낙선한 셈이다. 이 후보는 ‘수성구을’에서 현역인 3선 주호영 후보에게 11.36%포인트(46.82% 대 35.46%)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지역구 이전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낙선 인사에서 “새로운 수성구을의 변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저의 진심이 주민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이었다”며 “당원으로서 여성전략공천지역이라는 당의 방침을 따른다는 것이 정치 신인인 제게 너무도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것 또한 정치적 신의를 실천하는 길이었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그는 “곳곳에서 저의 손을 잡아주고 힘과 용기를 준 모든 분들의 소중한 뜻을 가슴에 새기며 수성구을의 발전과 이 나라를 위한 길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양명모 후보도 상황이 비슷했다. 북구갑 토박이로 이곳에서 재선 대구시의원에 당선됐고, 지난 19대 총선 때도 ‘북구갑’에서 무소속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이후 4년을 벼른 양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뒤 ‘북구을’이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지체장애 4급의 자격으로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에게 13.29%포인트(52.33% 대 39.04%)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북구는 ‘갑’과 ‘을’이 금호강을 경계로 갈려 생활권이 완전 다른 지역이라는 점이 양 후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해 지역구 이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실패했다.

‘수성구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조금 다른 경우이지만 ‘경기 부천소사구’에서 15~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재선 경기도지사 이후 대구로 내려와 20대 총선에 출마했다.

이 지역구는 5년 전 대구로 내려와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공을 들인 곳이다. 개표 결과 김문수 후보는 37.69%의 득표율로 김부겸 후보(62.30%)에게 24.61%포인트로 패했다.

경북고 출신의 대권주자이기도 한 김문수 후보는 고향(영천)인 TK(대구·경북) 교두보 마련을 위해 ‘수성구갑’ 출마를 결심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 낙선으로 대권가도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반면, 상대 후보였던 김부겸 당선자는 대권 후보급으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총선 전 김문수 후보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김 후보는 ‘수성구갑’이 험지라고 수도권 출마를 일축했다. 경기도에 출마했을 경우 결과는 어땠을까.

한편 지난 1월 일찌감치 지역구를 ‘달성’에서 ‘중구-남구’로 옮긴 새누리당 곽상도 당선자는 경쟁 후보들의 잇단 이탈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