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 ‘사통팔달’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팔걷어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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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1   |  발행일 2016-04-21 제13면   |  수정 2016-04-21
전용도로 막히고 끊겨 라이딩 불안
분담률 비해 관련시설 턱없이 부족
8년 내 자전거 친화도시 개선 추진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 ‘사통팔달’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팔걷어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들 주장에 따라 새롭게 마련된 자전거 도로의 모습. <출처: Volksentscheid Fahrrad>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 ‘사통팔달’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팔걷어
신희완<경북PRIDE상품 독일해외시장조사원·독일 베를린공과대학석사과정>

매년 6월 유엔이 선정한 환경의 날, 베를린에서는 도시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출발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심으로 모여드는 ‘별의 경주’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된다. 이 행사는 자전거를 타는 모든 사람이 함께 모여 자전거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동등한 권리와 자격을 가짐을 피력하고 더 나은 자전거 시설을 요구하는 일종의 자전거 시위다. 이 행사를 위해 매년 베를린에는 10만명이 넘는 자전거인이 모인다.

대개 유럽의 도시들은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시 환경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더 나은 자전거 환경과 권리를 위해 시위하는 모습은 유럽내 모든 도시가 자전거 친화 도시가 아님을 반증하고 있다.

자전거 친화도시로 이미 잘 알려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덴마크 코펜하겐 등과 비교했을 때 베를린의 자전거 교통 환경은 심각한 수준이다. 굳이 자전거 친화도시들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독일 자전거 클럽 ADFC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베를린시의 자전거 교통환경 실태를 잘 보여준다.

조사결과 베를린은 독일 주요 39개 도시 중 자전거 친화도 측면에서 30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베를린내 자전거 전용도로는 중간에 끊겨 있는 경우가 많고 자전거길이 갖추어진 곳에는 어김없이 주차된 차량이 이를 막고 있다.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가 다니기에 너무 좁아 의미가 없다. 또 자전거 전용도로가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는 보행자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느라 보행자와의 마찰이 발생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차로에 나가게 되면 거대한 버스와 트럭이 어김없이 위협적인 운전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한다.

이렇다 보니 자전거 운전자, 자동차 운전자 그리고 보행자 사이에선 크고 작은 마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베를린의 몇몇 시민이 모여 자전거 관련 시설 확충과 자전거 교통에 대한 인식 및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시민단체를 최근 설립했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간단하다. 자전거 이용을 늘리고 그에 적절한 교통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자전거 이용자뿐만 아니라 보행자와 대중교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도시의 물리적 구조만 보더라도 이 주장은 의미가 있다. 2013년 기준 베를린 도심 교통시설 면적의 59%는 개인차량을 위한 시설(도로·주차장 등)이다. 하지만 베를린 내 개인차량의 교통 분담률은 17%에 불과하다. 반면 베를린에서 자전거 관련 시설은 3%지만 실제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은 18%나 된다. 자전거 교통 분담률에 비해 자전거 관련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자전거는 개인차량의 교통시설 혹은 보행자의 교통시설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베를린 내 현실적인 교통 문제점을 고려하여 작성된 자전거 교통 법안 초안은 얼마 전 완성됐다. 이 법안의 가장 큰 목표는 법안이 제정된 이후 8년 안에 베를린 링반(베를린의 지하철 순환선) 내 35% 이상의 지역을 자전거로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고, 링반 외부의 20% 이상 지역까지 자전거로 접근 가능하도록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법안에 따라 자전거 친화도시로의 개선을 추진하게 될 경우 자체 추산으로 8년간 약 3억2천만유로(약 4천160억원)가 소모된다. 이는 베를린 시민 1인당 매년 약 12.5유로(약 1만6천원)의 세금이 자전거 교통을 위해 투자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파리 등 1인당 매년 약 80유로를 자전거 교통에 투자하는 도시에 비해 여전히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영남일보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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