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대구 .3] 도심 숲을 넓히자

  • 임호
  • |
  • 입력 2016-05-11 07:27  |  수정 2016-06-17 11:10  |  발행일 2016-05-11 제6면
열섬완화·공기정화·힐링효과…숲이 ‘산소 같은 도시’ 만든다
20160511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을 위해 더 많은 도심숲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저감 대책의 하나로 세계 인구의 90%가 살고 있는 도시지역에 숲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2005년 2월 세계기후협약에 따른 온실감축협의서(교토의정서)의 발효로 인해 도시지역의 숲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부여받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1월부터 ‘탄소흡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라 도시숲 조성에 따른 탄소상쇄를 국가감축정책의 하나로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 및 기업들의 도시숲 조성을 통한 ‘탄소 중립 프로그램(Carbon Neutral Program)’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숲 중에서도 시가화구역 내의 녹지공간을 총칭하는 ‘도심숲(도시공원)’은 시민의 일상 생활권에서 탄소 흡수 및 열섬 현상 완화, 자연과의 만남 공간 제공, 도시 생태계의 다양성 및 건강성 증진, 도시 경관 개선, 그리고 도시 산업경쟁력 제고 등 다양한 기능적 중요성을 담보하고 있다.


인구 1인당 공원면적 전국 꼴찌
대구 도심숲 획기적 확대방안
9·9·9+1공원 사업’목청 높아

민간·공공 푸른 옥상 가꾸기
올해 18억원 들여 105곳 추진
과거 싱가포르 사례 활용할만



도심숲이 인간에게 주는 힐링 효과도 탁월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을 30분 산책했을 때 사람의 심박 변이도 안정, 긍정적인 감정 증가, 인지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 숲을 바라볼 때 뇌에서 발생되는 알파(α)파가 도심 경관을 바라볼 때보다 5.4% 증가됐다.

인간이 숲을 15분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가 15.8%, 혈압도 2.1% 낮아진다.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산림 치유를 경험시켰을 때 아토피가 감소되고 우울증 환자도 주 1회씩 4주에 걸쳐 산림 치유를 했을 때 우울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숲은 인체뿐만 아니라 도심 환경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 도심의 열기와 소음을 감소시키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공기정화 능력도 탁월하다.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3~7℃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준다. 플라타너스 1그루는 하루 평균 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 느티나무 1그루가 1년간 만들어내는 산소는 성인 7명이 연간 필요로 하는 산소량에 해당하며,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산소 1.8t을 방출한다.

도심숲의 도시열섬 완화효과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이 1㎡ 증가할 경우 전국 평균 소비전력량이 20㎾h 감소하고, 도시의 여름철 한낮 온도를 1.1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큰 나무(폭 30㎝·높이 15m)들은 10㏈의 소음을 감소시켜 주고, 도로 양옆과 도로 중앙의 나무들은 자동차 소음의 75%를 막아준다.

하지만 대구의 도심숲은 아직 갈길이 멀다. 국토교통부 자료(2014년기준)에 따르면 대구의 전체 도심숲(공원) 수는 773개, 조성 면적은 1천126만6천230㎡다. 인구 1인당 공원 조성면적은 4.5㎡로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17개 광역·특별시·도 중 최하위이다. 광역도시 중 대구와 여건이 비슷한 인천(7.6㎡)과 비교해도 낮다. 대전(10.2㎡), 울산(11.4㎡)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구 도심숲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9·9·9+1공원 확충사업’이다. 9개 거점 공원과 90개의 주제공원, 900개의 생활권공원, 그리고 +1은 시민들의 가정에 있는 나만의 정원이다.

이와 함께 현재 검토단계인 대구수목원의 확대와 제2 대구수목원 개원이 현실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제2 수목원을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인공수목원인 대전 한밭수목원(조성 면적이 38만7000㎡) 수준으로 만드는 획기적 발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도심숲 확대뿐만 아니라 푸른 옥상 가꾸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80억원을 투입해 200곳에 3만8천848㎡ 면적의 옥상녹화를 완료했다. 올해 민간과 공공부문에서만 18억원을 투입해 105개소에 옥상녹화를 추진하고 있다.

낙동강과 금호강을 활용한 수변공간 조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이후 개선된 낙동강과 금호강 등의 수변 생태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비오톱(우수생물 서식공간)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는 낙동강, 금호강 등 수변지역 우수생물 서식공간을 확보, 도심 내 공원과의 생태축을 연결하는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과거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는 처음 외자를 유치할 때 해외 투자자들에게 싱가포르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고, 방문단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도심숲을 활용했다. 바로 공항에서부터 산업단지까지 도심숲을 조성해 ‘친환경 도시 싱가포르’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준 것이다. 대구시는 과거 싱가포르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