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국회‘정권교체’ 눈앞…새누리 보좌관 ‘구직 전쟁’

  • 이영란
  • |
  • 입력 2016-05-12   |  발행일 2016-05-12 제1면   |  수정 2016-05-12
20대 국회서 270명 백수신세
‘더민주 국회의장’ 유력 논의
사무처 임용마저 ‘바늘구멍’

여소야대, 3당 체제로 ‘입법부 정권교체’가 이뤄진 국회의 분위기가 이래저래 어수선하다. 예상 밖의 총선 참패로 새누리당 소속 보좌관들이 ‘눈물의 구직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국회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간 데 따른 대규모 일자리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장 자리는 관례에 따라 원내 제1당인 더민주가 맡는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존중해,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를 무리하게 입당시켜 원내 1당을 회복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 배경이다.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을 맡게 되면 지난 16대 국회 후반기(2002년 7월∼2004년 5월)의 박관용 의장 이후 14년 만에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당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16대 국회 전반기는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출신의 이만섭 의장이 선출됐지만, 이후 DJP 연합 와해로 원내 제1당이면서 야당인 한나라당 출신의 박 의장이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야당 출신 의장이 나오면 여야가 나눠 맡는 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1명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회 원(院) 구성은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패키지로 검토하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안으로 확정될 경우, 1차적으로는 의장·부의장 자리를 원하는 새누리당 당선자가 ‘분루’를 삼켜야 한다. 여기에 이들이 인선할 수 있는 국회의 정무직 자리 또한 모두 날아가게 돼 총선 참패에 따른 새누리당 측 인사들의 구직난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대야소였던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과 부의장 한 석을 차지해 40여 자리가 새누리당 측 인사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번 20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 한 석만 새누리당이 차지할 경우, 임용할 수 있는 자리가 비서실 몇 자리밖에 없다. 특히 국회의장이 일반직 인사권도 갖기 때문에 국회 사무처의 인사 풍경도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이 되면 장관급인 사무총장과 차관급인 비서실장을 자신의 뜻에 맞는 사람으로 뽑을 수 있다. 사무총장은 의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국회의 회의와 운영 등 입법활동에 관련된 모든 사무를 처리하는 중요한 자리다. 비서실장 아래에는 정무·정책 분야 2명의 수석비서관을 주축으로 비서실이 구성된다. 대변인실도 운영되는데 대변인과 부대변인, 공보담당관 및 비서관 등이 외부에서 수혈된다. 국회부의장은 1급 상당의 비서실장과 3명의 비서관 등을 고용할 수 있다. 통상 총선 낙선자, 공천 낙천자나 그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이런 자리를 차지한다.


여권의 한 인사는 “새누리당에서 단순 수치로 따져보면 보좌진 270명 가까이가 백수 신세가 되게 됐다. 여기에 국회의장이 할 수 있는 인사마저 물 건너가면 기회는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