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혈뇨

  • 임호
  • |
  • 입력 2016-05-24 07:23  |  수정 2016-05-24 07:31  |  발행일 2016-05-24 제21면
40대 이상 일시적 혈뇨라도 비뇨기암 정밀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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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노란색·갈색·선홍색 소변 ‘이상신호’
요관암·방광암 등 혈뇨 외 다른 증상없어
추적관찰로 원인 밝히고 적절한 치료 중요

누구나 한 번쯤은 소변을 보고 난 후 본인의 소변 색깔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투명한 노란색으로 나올 때는 큰 걱정이 없지만, 진한 노란색, 갈색 또는 선홍색의 소변을 보았을 때는 누구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혈뇨는 정밀 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일부에서는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비뇨기암 등의 큰 질환일 수도 있어 병원에서 제때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혈뇨라 하면 소변으로 비정상적인 양의 적혈구가 섞여서 나오는 것을 말하며, 눈에 보이는 경우를 육안적 혈뇨라 하고, 소변색은 깨끗하지만 현미경 소변검사상 적혈구가 관찰되는 경우를 현미경적 혈뇨라 한다.

혈뇨의 원인은 사구체신염 등 신장 자체의 질환뿐만 아니라 요로결석, 감염 그리고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에 발생한 악성종양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일시적 혈뇨인 경우는 악성 질환일 가능성이 떨어지나, 40대 이상에서는 일시적인 혈뇨라 할지라도 악성종양 등의 큰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정밀 검사가 꼭 필요하다.

혈뇨가 있어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기본적인 검사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하게 되고, 환자의 나이, 증상에 따라 전산화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과 방광내시경 등의 정밀 검사를 하게 된다.

사구체 질환이나 감염 등은 없으나 혈뇨가 나오는 경우 CT는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검사 중 하나로, 비뇨기의 악성종양 유무뿐만 아니라 요로결석 유무 또한 알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방광내시경은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도를 통해 삽입하여 요도 및 방광 전체를 육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방법으로, 혈뇨 환자에게 꼭 시행해야 하는 검사이다.

과거에는 경성방광경을 사용함으로써 통증으로 인해 환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엔 연성방광경이 개발되어 통증 없이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는 요도염이나 방광염을 비롯한 염증성 질환이나 격렬한 운동 그리고 요로결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혈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20대에도 방광암 또는 신장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혈뇨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혈뇨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경우 10대 암에 신장암과 방광암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미국 비뇨기과학회의 권고안에 따르면 증상이 없는 현미경적 혈뇨 환자에서 35세 이상, 흡연의 기왕력,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직업, 육안적 혈뇨의 과거력, 골반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는 악성종양에 의한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40대 이상의 혈뇨 환자의 경우는 비뇨기암인 방광암, 신장암, 요관암 그리고 전립선암의 감별이 필수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혈뇨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은데, 첫째는 혈뇨 한 번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광암 환자에서도 혈뇨가 지속적이지 않고 한 번 보였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아 육안적 혈뇨가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둘째는 혈뇨로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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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비뇨기암센터 최석환 교수

일부 환자에서는 검사를 하여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처음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환자를 6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 하였을 때 3년 안에 5%에서 혈뇨의 원인이 발견되고, 1%에서는 악성종양이 발견된다고 하는 만큼 주기적인 검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아무런 통증이나 증상이 없는데 검사는 안 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방광암이나 요관암의 경우 초기에는 혈뇨 외에 다른 증상이 없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할 때 진단이나 치료를 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키우게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뇨는 방광염 같은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평생 지속되나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암이나 사구체 질환 같은 경우는 우리 몸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육안적 혈뇨가 있거나 건강검진상 현미경적 혈뇨가 있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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