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스크린 글로벌 확장…합작영화 날개 달았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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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7  |  수정 2016-06-27 08:54  |  발행일 2016-06-27 제24면
급변하는 韓中 영화산업
韓中스크린 글로벌 확장…합작영화 날개 달았다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중화 예술궁에서 열린 CJ E&M 한중 합작영화 발표회에서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쑨훙레이, 쩡즈웨이, 윤제균 감독, 이석훈 감독(왼쪽부터)이 엄지를 들고 있다.

CGV, 터키 마르스 그룹 인수
세계 5위 극장사업자로 우뚝
中 완다, 美기업 접수해 1위
합작품 진출 기반 탄탄해져

중국 뿐 아니라 시야 넓히고
글로벌 콘텐츠 발굴 힘써야

“문화산업이 진정한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선 글로벌화가 필수다.” CJ CGV 서정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CGV여의도에서 열린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에 참석해 한국영화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내를 벗어난 새로운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산업의 전통적 강자였던 제조업이 힘을 잃게 되면서 이제 문화산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사실 그 해답은 매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영화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영화산업의 현주소와 함께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의 한중 합작과 협업의 풍경을 전한다.

#영화는 문화이자 산업

CJ CGV는 지난 3일 터키의 최대 영화사업자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으면서 이제 스크린 수 기준 세계 5대 극장사업자로 우뚝 섰다. 이러한 CJ CGV의 해외 확장은 한국 영화의 글로벌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문화산업의 강자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CJ의 문화산업 분야 전체 매출액은 글로벌 톱 기업에 비하면 수십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의 완다는 미국의 2위 사업자 AMC와 4위 카마이크 등을 인수하며 전 세계 9천500여 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1위 극장 사업자가 됐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각적 접근과 전략 방식이 필요할 때지만 국내 영화계는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등 과거 의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콘텐츠의 양극화 해소와 한국 영화산업의 세계화 등으로 좀더 시야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정 대표는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는 20년 넘게 제기돼온 문제인데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영화 산업의 발전을 가져온 한국의 모습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영화는 문화이자 산업적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는 서정 대표의 말처럼 이제 영화 사업은 글로벌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이고 산업적인 시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 영화산업의 급성장 배경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사그라지고 국내시장은 더 이상의 성장을 멈춘 상황에서 중국시장은 한국영화 산업의 마지막 기회이자 유일한 탈출구다.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한중합작과 협업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하려는 이유다. 박영규 중국 CGV 전략기획팀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산업의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수직 통합 전략을 들었다. 글로벌 합작 투자를 더욱 쉽게 하고, 영화산업에 온라인 모델을 도입하는 등 정부 주도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영화산업 육성 정책이 차츰 결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3D 영화나 대형 스크린용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때 다양한 지원 제도를 두고 영화 시장 확대를 위해 디지털 극장 건설에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영화 기업들은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극장 밸류체인 전체를 효율적으로 통합해 나가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국내 영화계의 움직임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쇼박스와 화이브러더스의 독점적 파트너십, NEW와 화책미디어의 중국 합자회사 설립 같은 자본과 자본의 결합은 그 일환이다.

#한중 합작의 현주소

CJ E&M은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 중화 예술궁에서 ‘중국판 베테랑’ ‘중국판 장수상회’ ‘쿵푸로봇’ 등 한중 합작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한국의 투자배급사가 중국에서 한중 합작 영화 라인업 공개 행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 E&M 영화사업 부문은 2009년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중 합작영화 제작에 나섰다. 이후 2013년 자체 기획한 ‘이별계약’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역대 중국 로맨틱 코미디 톱10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고, 2015년 개봉한 ‘20세여 다시 한번’은 약 3천65억위안(약 640억원)의 매출로 역대 한중 합작 영화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다. CJ E&M 영화사업 부문 정태성 대표는 “궁극적으로 CJ E&M의 한중 합작 영화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한국과 중국에서의 흥행이 아니다.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아시아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양국 영화 산업의 장점이 잘 결합하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韓中스크린 글로벌 확장…합작영화 날개 달았다
8월 중국에서 개봉하는 한중 합작영화 ‘뷰티풀 엑시던트’. <쇼박스 제공>

NEW는 지난해 중국 화책미디어와의 합자법인 ‘화책합신’의 출범을 계기로 ‘마녀’ ‘뷰티 인사이드’ ‘더폰’ 등 총 3편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리메이크 중심의 한중 합작 방식이 아닌,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강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마녀’는 기획 단계부터 양국 현지에 최적화된 두 편의 영화 제작을 목표로 하나의 판권을 구매한 첫 사례다. ‘20세여 다시 한 번’을 연출한 첸정다오 감독이 중국판의 총감독을 맡고, 한국판 연출은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맡았다.

쇼박스 역시 한중 합작영화 ‘뷰티풀 엑시던트’의 올 8월 중국 현지 개봉을 확정했다. ‘뷰티풀 엑시던트’는 2013년 ‘미스터 고’를 함께 제작한 바 있는 쇼박스와 화이브라더스가 작년 3월, 향후 3년간 6편 이상의 한중 합작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독점 파트너십 체결 후 처음으로 내놓는 영화다. 총 제작비는 5천만위안(약 90억원). 중화권을 대표하는 허웨이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말할 수 없는 비밀’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계륜미와 청춘 스타 천쿤이 주연을 맡았다. 쇼박스의 유정훈 대표는 “이전의 한중 합작영화가 감독·배우 중심의 인적 협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콘텐츠를 중심에 둔 합작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세계 극장 사업자 순위

순위 회사(국적) 국적
1 완다 중국
2 리갈 미국
3 시네마크 미국
4 시네폴리스 멕시코
5 CJ CGV 한국
기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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