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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근(38·안동시 중구동) 영화감독 겸 가수가 지난달 30일 서울시 마포구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열린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식스 센스’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김 감독이 수상한 작품은 전기영화인 ‘내앞(川前)’으로 1910년 일제에 의한 경술국치가 시작되자 안동지역에서 문중별로 일어난 저항 운동을 그렸다. 내앞, 즉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는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위치한 마을로 의성김씨 집성촌이다. 백하 김대락, 일송 김동삼 등이 이 마을 출신이다. 러닝타임 18분의 단편영화 ‘내앞’은 독립군기지 건설을 위해 같은 해 12월24일(음력) 중국 서간도로 떠나는 백하 김대락 일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하가 66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만삭의 손부와 함께 떠나는 것을 본 의성김씨 일가 20여가구 50여명이 엄동설한에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 유하현 삼원포로 떠났다. 영화에선 고향에 남아 일제에 저항한 백하의 여동생 김락 지사가 영화의 화자다. 김락은 일제에 나라를 뺏기자 안동에서 처음 순국자결한 향산 이만도의 며느리이며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애국지사 석주 이상룡의 처제이기도 하다. 김락은 57세의 나이에 안동 예안면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에 나섰다가 일본군에 체포돼 모진 고문으로 두 눈을 실명했다.
영화제 심사에 참여한 김지운 감독은 ‘내앞’을 수상작으로 꼽은 이유에 대해 “이미지와 소리들을 적절히 결합시켜 역사와 공간을 기억하게끔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안동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안동대 미술학과를 거쳐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의 이야기를 영화로 표현한 것이다. 김 감독은 현재 인디밴드인 ‘피터팬컴플렉스’에서 비주얼 아티스트 겸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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