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 원로음악가 우종억 계명대 명예교수

우종억 계명대 명예교수는 “작곡활동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한국적이고 동양적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국내 작곡가로는 처음 연주 ‘영예’
관현악곡 위주로 모두 90여곡 작곡
'운율’‘조국’ ‘아리랑’등 대표적
"한국적이고 동양적이며
현대성·보편성 갖춘 곡 작곡 중점”

작곡자이자 지휘자로 활동해온 대구의 원로 음악가 우종억 계명대 명예교수(1931년생)의 작품들이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2016 제주국제관악제에서 특별공연으로 연주된다. 1995년에 시작된 제주국제관악제는 국내 최고의 관악제이자 세계적 관악제로 자리 잡은 관악축제다. 제주국제관악제는 그동안 특별공연을 통해 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조명해왔지만, 국내 작곡가를 선정해 그 곡들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국제관악제는 8월8일부터 16일까지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데, ‘특별공연-우종억의 작품세계’는 축제 첫 무대로 8일 오후 3시부터 70분 동안 열린다. 울산대 심포닉밴드(지휘 임대흥)가 연주하며, 트럼피터 임승구가 협연한다. 연주될 곡은 교향시곡 ‘조국’, 교향곡 ‘아리랑’ 중 3악장, 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 서곡, ‘색소폰 4중주를 위한 2개의 악장’ ‘트럼펫 협주곡’, 심포닉 밴드를 위한 음악 ‘운율’ 등 6곡이다.

교향시곡 ‘조국’은 우 교수의 첫 작품이고, ‘운율’은 해외에서도 많이 연주된 우 교수의 대표작이다. 우 교수는 그동안 90여곡을 작곡했으며, 대부분 관현악곡이다. 오페라 곡은 ‘메밀꽃 필 무렵’이 유일하다.

군악대 트럼펫 연주자로 음악생활을 시작한 우 교수는 계명대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일본의 센조구가쿠엔 음대에서 작곡을, 도호가쿠엔 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작곡자와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를 거쳐 1979년부터 제2대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로 8년간 재직하면서 단원들의 연주법을 개선하는 데 주력, 대구시향의 질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계명대 교수 은퇴 후 팔공산 자택인 월금(月琴)예원에서 자료 정리와 연구 등으로 소일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월금’은 우 교수의 아호다.

▶이번 제주국제관악제에서 교수님의 곡만으로 특별공연을 마련했는데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관악곡을 작곡한 사람이 드문 것도 있지만, 제가 작곡한 곡만을 연주하는 특별공연이 세계적인 관악축제 첫 무대를 장식하게 되었으니 저로서는 보람을 느끼는, 각별한 의미의 공연입니다.”

▶많은 곡 중에 특히 손꼽을 만한 대표곡을 든다면 어떤 곡일까요.

“우선 이번 특별공연에서도 연주되는 ‘운율’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일본에서 공부할 때인 40대 중반에 지은 30분짜리 곡인데 1979년 국립교향악단 초연 이후 일본과 러시아, 유럽 등 해외에서도 많이 연주된 곡입니다. 그리고 대학시절에 작곡한 첫 작품인 ‘조국’, 우리 민요 아리랑을 소재로 한 ‘아리랑’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작곡활동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점은 있습니까.

“세 가지 점을 항상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적, 동양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현대성을 지녀야 하며, 또한 보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우 교수는 지휘 교육자로서도 선구자적 존재로 그의 문하에서 많은 지휘자가 배출되었으며, 그의 트럼펫 계보는 이강일, 안희찬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지휘학회 명예고문, 한국관악협회 자문위원, 대구국제현대음악제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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