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중2병, 원인은 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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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3 07:32  |  수정 2016-08-23 07:32  |  발행일 2016-08-23 제22면
[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중2병, 원인은 뇌에 있다
구자욱 <책임연구원>

‘중2병’.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이 말의 뜻을 모르는 분들이 거의 없을 듯하다. 부모의 말이라면 곧잘 듣던 우리 애가 어느 순간부터 충동적이고, 반항적이며, 감정조절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모바일게임이다, ○○톡방이다 등등 자기들끼리의 관심사에는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몰두하면서도 부모와는 말조차 안 섞은 지 오래다. 말이라도 걸어 볼라치면 짜증부터 내기 일쑤이다.

왜 이러는 걸까.

답은, 아직도 성장 중에 있는 청소년기 우리 아이들의 뇌에 있다.

아기로 태어나기 전부터 만 한 살 정도가 되기까지, 사람의 뇌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이러한 폭풍성장은 한 살 이후 그 속도가 현저히 저하되지만, 뇌영역에 따라 15~20세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뇌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주로 사람의 뇌에서 전두엽의 앞쪽인 이마 쪽에 위치하는 부분을 말함)이 뇌의 어떤 부위보다도 그 발달이 가장 느리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늦게까지 성숙하는 전전두엽은 각종 정보를 통합하고, 감정, 욕구 등을 조절한다. 매 순간 들어오는 정보와 과거에 저장한 정보를 총괄, 재편집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이 뇌 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감정 및 욕구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게 된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정서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이 전전두엽의 기능 이상이 지목되기도 한다. 청소년기 우리 아이의 뇌는 제대로 작동하기에는 아직은 미숙한 전전두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기 특유의 ‘질풍노도’와 같은 행동 양식을 보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의 ‘뇌관제탑’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머리를 많이 쓰는 일, 특히 전전두엽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뇌는 쓸수록 발달하는 몇 안 되는 몸의 기관 중 하나로 많이 쓰면 쓸수록 제 기능을 발휘한다. 반대로 잘 발달된 전전두엽을 타고 났다 하더라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이 뇌 부위를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다.

우리의 전전두엽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새로운 정보에 노출시키는 등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으며, 가벼운 운동과 적당한 수면 역시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여행을 즐기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등 평소의 습관과 노력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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