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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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7 07:29  |  수정 2016-09-27 07:29  |  발행일 2016-09-27 제20면
[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
이계주 <뇌신경망연구부장>

고령인구 증가에 출생률 저하까지 겹치면서 한국인의 평균 수명 증가속도는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치매는 장수 시대의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뇌질환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을 좌우하며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매 약물은 증세 완화 효과만 있을 뿐 치매의 진행을 멈추거나 되돌리지 못하며, 10년 이상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치료제 개발을 해왔으나 실패한 것만도 벌 써 열 번이 넘는다. 이런 반복적 실패는 치매의 발병 원인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이해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부합해 최근 뇌과학 연구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다 정밀한 ‘뇌의 지도’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인간 뇌에 존재하는 1천억개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연결되고 활성화되어 기억을 저장하고 행동을 결정하는지, 뇌질환자의 신경회로는 정상인과 어떻게 다른지 등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해야 뇌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잡한 인간의 뇌 정밀지도는 현미경 기술의 발전과 빅데이터 처리기술 개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완성까지는 오랜 기간의 협력작업과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치매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뇌는 일생 동안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특성(가소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가소성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해 결국 인지능력 및 운동능력의 쇠퇴를 야기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뇌질환 예방법인 ‘운동’을 통해 뇌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시키면 치매에 걸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이 뇌기능을 증진시키는 생물학적 기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은 기억형성에 중요한 해마에서 생성된 신경세포의 생존을 증진시킨다. 운동 시 증가하는 신경성장인자(BDNF 등)가 신경세포의 성장 및 생존을 돕고, 세포 간 연결회로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둘째, 운동은 뇌혈류량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뇌모세혈관의 생성을 유도한다. 뇌는 포도당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운동을 통한 뇌혈관 기능의 개선은 신경세포의 활성 및 대사활동을 원활히 하도록 돕는다.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취미를 갖는다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등 뇌를 적절히 사용하면 신경세포 간 연결이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기능이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안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생활방식의 작은 변화가 노년 생활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Use it or lose it(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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