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투자 안지만 불구속 기소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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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9 07:38  |  수정 2016-09-29 07:38  |  발행일 2016-09-29 제8면
대구지검 사행사범 집중단속
대학 휴학생 등 앵벌이로 고용
양방베팅 사무실 실체도 밝혀
적발 45명중 11명은 구속기소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진호)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지역 불법사행사범을 집중단속한 결과 45명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11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적발된 이들 중엔 프로야구선수 안지만씨를 비롯해 공무원, 조직폭력배, 대학생 등이 포함돼 있다. 도박장 운영자들은 사회 초년생인 대학생을 일명 ‘도박 앵벌이’로 활용해 전과자로 전락시켰다. 또 2개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승리팀과 패배팀에 각각 동시베팅을 하게 하는 ‘양방베팅 사무실’의 실체도 처음 드러났다.

◆대학생을 ‘도박 앵벌이’로

구속기소된 남모씨(29) 등 2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양방베팅’이 스포츠토토의 필승전략인 것처럼 속여 대학을 휴학하거나 중퇴한 20~24세 젊은이 17명을 고용했다. 남씨 등은 이들에게 1천만~3천만원의 도박자금을 제공해 8개월간 온종일 도박을 시킨 뒤 매일 10만~30만원의 수익금을 상납하도록 강요했다. 이들이 납입을 하지 못하면 야구방망이로 집단폭행했고, 미리 작성해둔 차용증 공증서류를 갖고 가족에게 돈을 갚으라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일부 젊은이는 부모 명의로 1천만~2천만원을 대출받아 상납했다. 검찰은 “모니터링 결과, 양방베팅을 해도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이트 조합을 찾기 어렵고, 수시로 배당률이 변경돼 돈을 벌 수 없는 시스템이다. 남씨 등도 이 사실을 알면서 대학생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조폭·야구선수·공무원의 도박 조합

검찰은 양방베팅 도박사무실 조사 과정에서 조폭과 프로야구선수 안지만씨(33·불구속 기소)가 결탁, 국내인이 은밀하게 개설·운영한 불법 스포츠토토사이트를 적발했다. 필리핀에 거주중인 향촌동파 조직원 권모씨(32·기소중지)는 지난 1~4월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두고, 대구지역 총판을 통해 도박 회원을 모집해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다. 특히 야구선수 안씨는 지난 2월 지인 조모씨(33·구속기소)의 권유를 받고, 이 사이트 운영자금(환전용 자금) 1억6천5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앞서 조씨는 기초지자체의 계약직 공무원 최모씨(32·불구속기소)로부터 투자권유를 받고 안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프로 스포츠 선수가 스포츠토토 운영자의 꾐에 빠져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후 대가를 받은 적은 수차례 있지만 도박사이트에 투자를 한 것이 드러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법원 행정공무원 강모씨(46·구속기소·파면)는 지난 1월 브로커 정모씨(36)와 짜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게임장 업주 김모씨(38)에게 “판사에게 청탁해 실형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로비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았다. 강씨는 지난 3월엔 변호사법위반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브로커 정씨에게 체포영장발부사실을 알려줘 도주하도록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불법 사행성게임장을 운영한 조폭 김모씨(51·원대동파)는 강씨와 김씨가 검찰 조사를 받자 이들 사이의 연락책을 맡으며 함께 대책회의를 갖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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