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청소년 만성기침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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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1 08:30  |  수정 2016-10-11 08:30  |  발행일 2016-10-11 제27면
“만성기침 40%는 지속성 세균성 기관지염이 원인”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봉석 교수
누운 자세서 악화땐 후비루·위식도 역류 가능성
찬공기로 유발되거나 색색거림 증상 천식 의심
5세 미만 발병하면 2∼4주 충분한 항생제 치료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청소년 만성기침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봉석 교수가 기침으로 힘들어하는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제공>

소아 및 청소년에서 병원을 찾는 많은 원인 중에 기침은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기침이라고 한다. 성인에서는 8주 이상 지속될 때를 만성 기침이라고 정의하나 소아 및 청소년에서는 여러 문헌에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그 중 호주, 미국, 중국 등의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는 4주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오래 기침이 지속될 경우 그 원인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병력에 있어서 기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양상이 어떠한지, 어떠한 상황에서 더 악화되는지, 잘 때도 기침을 하는지 등의 정보는 감별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신생아부터 시작해 오래 지속되는 기침은 선천성 병변 등 중증질환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며 갑작스럽게 시작한 기침은 이물 흡입의 가능성이 있으며 쇳소리가 나는 기침은 성문이나 기관의 병변을 시사하기도 한다.

누운 자세에서 악화되는 기침은 후비루(코 및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나 위식도 역류와 연관된 기침일 수 있으며, 찬공기에 의해 유발되거나 색색거림이 있는 경우 천식을 고려할 수 있다. 낮에는 심한 기침을 보이나 깊이 잠들면 기침이 전혀 없는 경우 심인성(증상, 질병의 원인이 아닌 정신 혹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현상) 기침도 생각할 수 있다.

기침은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사로 정상인에서도 하루 10회 정도는 기침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한번의 에피소드가 아닌 여러 번의 감기가 반복되면서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을 시작한 경우 초기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감기가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지속성 세균성 기관지염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질환군으로 소아 만성기침에서 중요한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헌에 따라서는 소아 만성기침의 원인 중 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뇌수막염, 폐렴구균, 모락셀라 카타랄리스균 등이 주 원인균으로 특히 5세 미만에서 높은 빈도를 보인다. 2~4주의 충분하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 후 기침은 처음에는 감기 등의 감염으로 기침을 시작하여 이후 감염이 호전되고도 기침이 남아 있는 경우이다. 감염으로 기침에 대한 역치가 낮아지거나 남아 있는 기관지의 미세한 염증반응 등이 원인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3~8주 지속될 수 있다.

부비동염, 비염 등으로 인한 후비루도 흔히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천식도 만성기침의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전형적인 천명이 들렸을 경우 초기부터 쉽게 진단되나 천명을 보이지 않는 기침이형천식은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 천식이 의심되는 경우 천식유발검사를 통해 기침이형천식을 진단할 수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청소년 만성기침

호산구성 기관지염은 유도객담검사를 통해서 진단 가능하며 천식이 아닌데도 객담 내 높은 호산구수를 보이면 흡입 스테로이드 등 천식과 유사한 치료가 필요하다.

위식도 역류는 성인 만성기침의 흔한 원인이나 소아에서는 그 비중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인다. 취침 후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을 가다듬는 양상을 자주 보이거나 식사 시간과 연관된 기침 등의 경우 후비루 외에 위식도 역류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백일해나 백일해양 증후군은 발작적인 기침 양상을 보일 때 의심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기관지확장증, 기관지 이물로 인한 기침, 편도석, 식도기관루, 성대기능이상, 외이도 이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들에 대한 감별을 위하여 흉부 X선 사진, 부비동 X선 사진, 천식유발검사, 유도객담검사, 흉부CT, 알레르기 검사, 내시경 검사 등 다양한 검사도 고려될 수 있으며 비특이적 기침의 경우 흡입 스테로이드제나 항생제 치료를 일정기간 시행해 보고 치료 반응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가지 원인이 만성기침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진단 및 치료가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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