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 이연정 황인무
  • |
  • 입력 2016-10-15   |  발행일 2016-10-15 제12면   |  수정 2016-10-15
저렴한 가격 - 최고급 수입 고기 대량 구매 비용 절감
특유의 양념 - 마늘 넣은 레시피 직접 개발해 ‘대박’
추억의 그맛 - 6년전 맛 그대로 복고 콘셉트 리모델링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이성진 진갈매기 대표가 주메뉴인 마늘갈매기살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7시쯤,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광장 먹자골목에 위치한 ‘추억의 진갈매기’에는 직장인과 연인, 50~60대로 보이는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갈매기살뿐 아니라 닭발, 막창 등을 주문하는 이들도 꽤 있었다. 김모씨(29)는 “대학 다닐 때 유행했던 진갈매기를 다시 보니 반가워 찾게 됐다”며 “저렴한 가격과 특유의 마늘양념 맛이 이 집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본사를 둔 진갈매기가 ‘추억의 진갈매기’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이달 초 신매동에 문을 연 시지점이 그 신호탄이다. 진갈매기의 이성진 대표는 “보통 ‘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6년 이상 업종을 지속하기가 힘든데, 먹거리도 유행이 돌고도는 것 같다. 올해부터 가맹점 창업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다시 점포를 찾는 고객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갈매기의 추억을 살려 고객을 다시 모으기 위해 상호를 ‘추억의 진갈매기’로 첫 오픈했다. 앞으로 ‘추억’과 ‘복고’ 콘셉트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진갈매기는 2010년 5월, 수성구 희망로 인근에 1호점을 열었다. 가게를 연 지 보름 만에 좌석 부족으로 인도에 테이블을 펴고 고기를 구워먹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5개월 정도 지나자, 가맹점을 내달라는 문의가 빗발쳤고 순식간에 대구 29곳, 경북 13곳 등 전국 45개 지점을 낼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6년여가 지나자 점포수가 급격히 줄어, 현재 대구 5곳 등 전국에 10곳이 남아있다.

이 대표는 그가 직접 개발한 ‘마늘 양념’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갈매기살은 돼지에서 아주 적은 양만 나오는데, 지방이 거의 없고 육질이 좋아 한동안 미식가 사이에서 비밀 메뉴로 여겨지던 부위다. 돼지고기답지 않게 부드럽고 담백한 데다, 열량이 삼겹살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이같이 귀한 고기를 요리하는 방법도 잘 몰랐는데, 색깔과 맛이 소고기와 비슷해 양념만 제대로 하면 뛰어난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갈매기덩어리살에 소금을 뿌려 구워먹던 일반적인 방법에서 탈피했다. 이런 요리법은 담백하지만 양념이 잘 배합되지 않고, 겉이 탈만큼 구워도 속은 잘 익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대표는 갈매기살에 칼집을 내 직접 개발한 마늘 양념을 넣어 조리했고, 결과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국내산 갈매기살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대량 수급이 어려운데다 고기 품질도 천차만별이었던 것. 결국 수입 갈매기살 중 최고의 육질을 골라 대량 구매했다. 이렇게 비용을 절감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됐고, 진갈매기는 현재까지 이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진갈매기의 대표 메뉴는 갈매기살이지만, 막창과 매운 닭발, 특수부위(목덜미살, 주먹시) 등도 인기가 높다. 갈매기살의 경우 120g에 4천900원으로, 삼겹살 등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추억의 진갈매기
진갈매기는 이달 초 출범 6년여만에 ‘추억의 진갈매기’ 상호로 시지점을 개점하고, 인터넷 판매와 중국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구 시지점 전경과 내부.

창업 비용은 가맹비와 교육비를 다 합쳐 1천만원 이내다. 교육은 점포 운영과 상권 분석 등이 포함되며 매장 개설까지 본사에서 관리를 맡는다. 90㎡(30평) 내외 규모를 기준으로 하며, 내부 인테리어 등은 점주가 직접 업자를 선정해 시공할 수 있게 했다. 점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익률은 매출의 25%가량이다.

진갈매기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중국 하얼빈에 개점한 한식당을 컨설팅한 경험을 살려, 중국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 것. 하얼빈을 비롯해 지린, 상하이 등의 일부 식당에 양념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미 올 초 ‘진갈매기’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다. 그는 “갈매기살 외에 다양한 한식 메뉴 50여가지를 마련해,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현지에서 양념소스에 대한 반응이 좋아 중국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진갈매기에 걸려온 가맹점 개설 문의 전화만큼 많았던 것이 ‘인터넷 판매’ 건의였다. 이 대표는 “집에서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도록 인터넷 판매를 준비 중이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해 더 큰 외식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창업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으로 정직을 강조했다. “단시간에 수익을 얻으려는 창업자와 우리 프랜차이즈는 맞지 않습니다.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운영하고, 일한 만큼 받는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황인무기자 hl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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