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빙케어, 국내 유일 ‘열전반도체’ 기술 보유…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 꼽혀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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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5 08:00  |  수정 2016-10-25 08:35  |  발행일 2016-10-2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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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제어 전문업체인 <주>리빙케어는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 핵심기술인 열전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냉온정수기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빙케어의 핵심 기술인 열전반도체 생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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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케어 직원이 완성된 열전반도체의 성능을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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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케어에서 생산한 열전반도체.

국내 정수기 시장은 2010년 1조3천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약 2조1천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4~8%씩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수기 시장은 5~6곳의 기업이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위주의 시장 구조로 형성돼 있다. 자금력과 인력,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인 만큼 상당 부분에서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대구의 <주>리빙케어는 국내 유일의 열전반도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정수기시장을 적극 공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빙케어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소재, 열전반도체 기반의 온도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그동안 수소연료전지 검사 장비, 열전반도체와 히터파이프 신기술을 응용한 온도·습도제어 시스템 등을 개발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 생활가전 분야인 ‘정수기 모듈, 제습기 모듈’ 개발에 성공해 코웨이, 쿠쿠전자 등에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이러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리빙케어 자체브랜드인 ‘리얼탱크리스 순간냉온정수기’ 양산에 성공하며 국내 정수기 시장에 진출했다.

열전반도체 온도 제어 시스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검사 활용

자체브랜드 ‘순간냉온 정수기’
물탱크 없이 직수 공급방식 사용
세정버튼 누르면 자동으로 청소
버튼 눌렀을 때만 전기소모 장점


◆핵심 기술은 열전반도체

리빙케어의 핵심 기술은 열전반도체다. 내부에 금속반도체가 들어가는 열전반도체는 열·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열을 이동시킨다. 이 때문에 전기를 투입하면 한쪽 면은 뜨거워지고 다른 한쪽은 차가워지는 특성을 지녔다. 열전반도체는 양쪽면의 온도차는 약 70℃로, 이런 온도차를 이용해 고온으로는 물을 끓일 수 있고, 저온으로는 영하 5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권택율 리빙케어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도 신뢰도를 갖춘 업체는 5곳 정도로 압축된다”고 설명했다.

열전반도체는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해 반도체 검사 장비에 많이 활용된다. 리빙케어는 SK하이닉스, 삼성반도체 등에 반도체 검사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권 대표는 “표준과학연구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열전반도체의 정밀도를 측정했을 때 실온에선 1천분의 8℃까지 잡아냈다”며 “의료기기, 반도체 등 정밀한 온도를 이용해 제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할 때 사용된다”고 말했다.

리빙케어는 30건 이상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이다. ‘헤드라이트의 제습용 내부 쿨링장치’를 비롯해 ‘산업용 폐열을 이용한 열전발전형 독립전원공급장치’ ‘플렉서블 열전모듈을 구비한 항온벽지’ 등 산업·자동차·소형가전 분야 등에서 특허권 23건, 특허출원 13건, 해외출원(PCT) 3건, 상표권 6건의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대구시 IP스타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로부터 ‘제4회 KES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수상했다. 이외에도 2015년 하반기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 선정, 2014년 대구시 중소기업대상 최우수 등을 받기도 했다.

중소기업이 이 같은 기술력을 갖추기까지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다. 권 대표는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를 하며, 석·박사급 인력 채용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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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리빙케어의 정수기. <리빙케어 제공>

◆직수형 냉온정수기

리빙케어는 열전반도체를 기반으로 국내 정수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열전반도체를 이용하면 시중에 있는 타사 정수기보다 고효율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에서다.

리빙케어에서 개발한 ‘리얼탱크리스 순간냉온정수기’는 기존 정수기와는 달리 물이 정수기로 들어오는 즉시 냉수와 온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따로 물탱크가 없다.

권 대표는 “기존 정수기는 1.5ℓ정도의 물탱크가 있는데 물탱크 속 물을 다 비우지 않는 한 물탱크에 물이 고여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제품은 저장하지 않고 직수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정수기의 전기료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일반 정수기는 물을 차갑게 만들기 위해 항시적으로 전력이 소모된다. 이 때문에 렌털료와는 별도로 전기요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리빙케어의 냉온정수기는 물을 뽑아 먹을 때만 전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정수기 사용에 따른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권 대표는 “버튼을 눌렀을 때만 전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타 제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전기 소모량이 적다”고 말했다.

또 기존의 정수기 코디네이터도 필요 없다. 필터 세정 버튼을 누르면 10ℓ정도의 물이 배수 배관을 지나가면서 청소가 된다. 또 3시간마다 자동으로 배관에 차 있는 물을 비워줘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기업

권 대표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초심’이다. 처음 기업을 설립했을 때는 어떤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다하겠다는 마음을 갖지만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안정을 찾으면 이런 마음을 잃기 십상이다.

권 대표는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게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심으로 사는 기업이 되자’는 모토로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권 대표는 직원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각종 전시회, 무역사절단, 경제사절단 등에 백방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올해부터 중국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으며 인도네시아 업체로부터 정식 계약 체결 의사도 전달받았다. 그는 “1년 내내 무역사절단을 쫓아다니면서 우리 브랜드를 알린 것이 이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앞으로 기술과 경영의 융합을 도모할 계획이다.

그는 “대기업 납품으로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다보니 관리에서 문제점이 보였다. 이를 해결하려고 관리에 비중을 두다 보니 생산이 약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이젠 시스템 관리를 통해 균형을 갖추면서 내실을 다져나가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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