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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수석의 장인 이상달씨의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고령신문 |
2일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교롭게 '국정 농단'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과 동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회장과 같은 고령 출신인 김 총리 내정자가 2013년 이 회장 추모식에 참석해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우 수석과 김 총리 내정자 간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김병준 총리 지명자는 우병우 전 수석 장인 이상달 회장 추도식에 참석했던 분이네요"라는 글과 함께 지난 2013년 추도식 상황을 전한 고령신문 기사를 링크했다. 김 후보자는 경북 고령 출신이며 이상달 회장은 고령향우회장을 역임했다.
박 의원이 링크한 고령신문의 당시 보도를 살펴보면 '님은 가셨지만 우리는 보내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2013년 6월30일 경기도 기흥컨트리클럽 청원별장 별채에서 우 전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정강중기 회장의 5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청원은 이상달 회장의 아호로, 청원별장은 이상달 회장이 골프장 창고를 짓겠다고 허가를 받은 뒤 별장으로 전용한 불법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기사에서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추모식에서 "2003년 당시 서슬 퍼렇던 정권 초기 민원조사 과정에서 부당하다며 비서관에게 호통치던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면서 "이는 청렴결백하고 투명한 경영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자가 이상달 회장의 기개가 있었다고 회상한 당시인 2003년은 김 후보자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으로 일하던 시기였다.
한편 추모식에는 김 후보자를 비롯해 추병직 전 건교부장관, 조남철 방송통신대 총장, 서교일 순천향대 총장, 서유성 순천향병원장, 정순귀 대한건설기계협회 회장 등 각계각층에서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고령신문은 전했다.
김병준 후보자는 기자들의 "우병우 전 수석과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 "우병우 전 수석은 모르고 우 수석의 장인, 이상달 회장은 제 고향 향우회 회장이다. 경북 고령의 향우회가 있다. 그래서 뵌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준 후보자와 우병우 전 수석의 장인이 이상달 회장의 고향이 경북 고령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자와 우 전 수석의 관계를 의심하는 눈초리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최고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재경 변호사의 고향이 경북 고령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김 후보자는 1949년생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이 변호사는 1954년생으로 경북대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연배나 학교 등으로 살펴보면 두 사람이 만났을 가능성이 적지만, 이상달 회장과 김병준 후보자가 고령향우회라는 조직을 통해 서로 알고 지냈던 것처럼, 이 변호사와도 인연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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