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뿌리는 ‘임시정부’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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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3   |  발행일 2016-12-03 제16면   |  수정 2016-12-03
20161203
한국광복군총사령부성립전례식을 마치고 가릉빈관 호텔 앞에서 찍은 임시정부 지도자들 사진.
20161203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한시준 지음/ 역사공간/ 416쪽/ 1만9천800원

김구·안창호 등 지도자들 삶 재조명
광복군 창설…만주에서의 활동 기술
이승만-이동휘 갈등 등 혼란상도 소개
광복절, 건국절로 바꾸자는 주장 비판


역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역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역사 관련 서적도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누군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국민들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단정지을 수 없는 역사의 의미가 있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다. 어려움을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이길 방법을 찾는 것이 역사의 진정한 의미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혼란했던 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고 이끌었던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온 재산과 목숨을 바쳐 조국과 민족을 위해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려 한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비판하고,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한다.

책은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을 여러 시각으로 분류해 소개한다. ‘임시정부 기반을 마련한 지도자’에서는 한성정부를 수립한 홍진과 임시정부의 기반을 마련한 안창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1 독립선언과 함께 추진된 임시정부와 한성정부의 조직, 임시정부의 출범, 임시정부의 갈등 등을 다룬다. 임시정부 초기 대통령 이승만과 국무총리 이동휘의 갈등과 임시정부 내에서의 파국도 자세히 소개한다. 그런 상황에서 통합을 위해 노력한 안창호의 모습도 보여준다.

‘임시정부의 행정수반을 지낸 지도자’에서는 임시정부 초기 혼란을 야기해 탄핵 당한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혼란을 수습한 2대 대통령 박은식, 민족의 대결합을 강조한 국무령 홍진, 임시정부 체제를 정비하고 국내진입 작전을 추진한 김구 주석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특히 임시정부에서 삶과 활동의 대부분을 보낸 백범 김구의 활동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임시정부가 독립운동 최고 기구로서 위상을 되찾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 원동력과 한국독립당 결성, 한국광복군 창설, 좌우연합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한 김구의 삶을 통해 김구의 통합 정신과 독립 정신을 강조한다.

개인, 민족, 국가의 균등과 정치, 경제, 교육의 균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삼균주의를 창안한 조소앙과 임시정부의 헌법을 기초한 신익희를 다룬 ‘임시정부의 이론가’ 파트도 있다. 조소앙의 삼균주의는 광복 후 어떠한 민족국가를 건설하느냐에 대한 고민으로 창안됐다. 정치에선 민주주의 원리에 기초하여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경제에선 토지와 생산기관의 국유를 원칙으로 국가의 계획경제와 합리적 분배를 실현하고자 했다. 교육에선 국비 의무교육을 원칙으로 교육에 대한 정책을 국가가 통제해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려고 했다. 이처럼 삼균주의는 우리 민족이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근대 이상적 정치사상이었다.

‘한국광복군의 지휘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장이었던 이청천 총사령관의 이야기를 통해 광복군 창설과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서안총사령부 황학수 총사령을 통해선 만주에서의 독립군 활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황학수 총사령은 대한제국 군인과 만주 독립군, 임시정부의 광복군으로 활동한 유일한 군인이었다. 50여 년간 일관되게 군인으로서 활동한 황학수 총사령의 이력을 소개하며 그의 활동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임시정부 지도자들의 활동을 되짚어 보고 그 의미를 전한다. 저자는 거목이 된 2016년의 대한민국이 새싹이었던 1919년 임시정부를 잊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 국민이 국가의 주권을 행사하고 민주 공화제에서 살게 된 것은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책은 강조한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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