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문제, 공동체 마을 만들어 해결했죠”…서울 성미산·대구 정다운마을 사례

  • 김은경
  • |
  • 입력 2016-12-08   |  발행일 2016-12-08 제21면   |  수정 2016-12-08
20161208
20161208
20161208
마을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가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고, 공동체의 관점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다운 마을’과 공동육아를 실천하는 ‘해바라기방과후학교’ 아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 잘 키워보자” 뜻모은 부모들
어린이집·학교 만들고 함께 생활
내 아이·네 아이 가리지 않고 돌봐
아이들도 공동체의식 느끼며 성장

한국은 2017년부터 인구절벽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절벽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해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으로,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면 생산과 소비가 주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이다. 특히 대구는 1.22명으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성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사와 자녀 돌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녀돌봄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여성은 결국 경제활동이나 출산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육아문제의 해법으로 ‘마을’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멀리 있는 국가’보다 오히려 마을이 돌봄의 주체가 되어 한 아이를 키우고, 자라게 한다는 것이다. 공동체 마을을 중심으로 네 아이, 내 아이 가리지 않고 ‘우리의 아이’를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는 성미산 마을 공동체가 있다. 1994년 성미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육아를 비롯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마을로 발전했다. 이들이 성미산에 둥지를 튼 목적은 간단했다. 아이를 함께 잘 키우기 위해서였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어린이집을 마련했고, 부모들이 직접 운영에도 참여했다. 이후 학교를 만들고, 찻집과 가게·식당까지 차례차례로 성미산에 마련했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도심의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공동체’를 피부로 느끼며 살아간다.

서울에 성미산 마을이 있다면 대구에는 ‘정다운 마을’이 있다. 뜻있는 젊은 부부들이 2014년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에 터를 잡고 작은 공동체를 만들었다. 공동체 입주자들은 자치규약을 만들고, 그 규범 속에서 가족처럼 어울려 살아간다. 이들의 출발 역시 어린이집에서부터였다.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며 공동체 육아에 뜻을 모았으며, 마침내 빌라를 지어 함께 입주하는 것까지 진행했다. 현재 여섯가구로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결코 작지 않다. 민주적 토양 아래서 마을을 기반으로 가족처럼 공동체를 일구고 살아가는 것이다.

대안적 육아형태로 자리잡은 ‘공동육아 어린이집’ 역시 마을을 기반으로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1994년 아이를 키우는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했다. 공동육아란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뜻이다. 여기서 아이들은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하고 교육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것이다. 함께의 범위는 나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국가 모두이며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함께 책임지고 키워보자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대구에 4곳, 전국적으로 66곳이 있다. 대개가 구성원이 출자금을 내고,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공동육아 초등과정은 전국적으로 방과후 18곳, 지역공동체학교 1곳, 대안초등학교 4곳이 있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최세정 팀장은 “2015년 사회통계에 따르면 대구여성의 취업 장애요인의 51.2%가 육아부담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자녀를 돌보는 문제가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는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와 국가가 앞장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마을이 돌봄의 단위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것은 최근 주목받는 현상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가 있을 것으로 본다. 국가 및 행정기관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찾아서 새로운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예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