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스트레스와 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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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7 07:45  |  수정 2016-12-27 07:45  |  발행일 2016-12-27 제19면
[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스트레스와 뇌건강
송민석 <뇌신경망연구부>

현대인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요소를 꼽으라면 식생활과 스트레스라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을까.

선진국형 제3세대 질병이라고 일컬어지는 바와 같이,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스트레스성 질환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생체에 꼭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명체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안해 낸, 세련된 방어기작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맥박과 호흡의 증가, 혈압상승, 심박출량 증가, 그리고 정신활동의 증가를 유도한다. 이러한 기작이 결여되어 있다면, 우리는 등산길에 마주친 곰에게서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

또 스트레스는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신경가소성을 증대시켜 학습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시험, 평가, 마감기한 등의 압박이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고, 좀 더 효율적인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바와 같이, 관리되지 못한 과다한 스트레스는 개인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심장병의 경우 75%가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 고혈압, 과민성대장증후군, 비만,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적되고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은 뇌신경세포의 유전적인 성질에 변화를 일으키게 되며, 장기화됐을 때 우울증과 불안질환과 같은 뇌신경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침착을 유도하며, 이는 치매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통한 작용과 더불어 뇌신경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인자들이 장기화된 스트레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잘 알려진 예로서 뇌유래신경성장인자를 들 수 있다. 이는 신경세포의 재생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인자다. 장기화된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유래성장인자의 양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우울증과 뇌의 노화가 유도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매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건강체질이라도, 관리되지 못하는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우리의 뇌세포는 매일같이 매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우리의 뇌건강, 그리고 정신건강을 해하는 위험인자로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더불어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의 조절,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수면, 여가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해 능동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 나아가는 것이 바로 100세 시대에 뇌와 정신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송민석 <뇌신경망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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