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영남일보 문학상] 시 당선작 - 공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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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2   |  발행일 2017-01-02 제30면   |  수정 2017-01-02
20170102
서양화가 이장우作

공복
김한규

당신이 하고 있는 무엇
가만히 있게 가만히 두지 않는 시간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나왔네요.
아니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왔습니다.

먼지가 부풀며 피에 섞인다
아스팔트가 헤드라이트를 밀어내기 시작하고
한 마디를 끝낸 입술이

냉동고 속에서 굳는다
언 것이 쌓이기 시작하자
흔들리던 빈속이 쏟아져 내린다

무엇을 하기 위해 당신은
약봉지를 잊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고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보인다

죽은 나무 위에서 늦은 밥을 먹을 때
문은 닫히는 소리를 낸다

밝아올 것이라는 말을 지워버린
아침에는 감꽃이 떨어지고
눈물을 말리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하고 나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끝났습니다.

아니면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연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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