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 밥은 먹고 다니니?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1-04   |  발행일 2017-01-04 제29면   |  수정 2017-01-04
20170104
장윤영 (대구 북구의회 의원)

2016년 역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수선함 속에 빛과 같은 속도로 흘러가버렸다. 어느 때보다 마음 아프고 허탈한 시간들을 보내며 몸과 마음에 찾아온 추위에 옷깃을 여민다. 이 상황에도 거리엔 웃음소리가 들린다. 청년들이다. 돌아보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엔 나의 청년 시절과는 좀 차원이 다른 어둠이 보인다.

청년 실업!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그 심각성을 논할 정도로 사회 문제이자 정치인들이 꼭 짚고 넘어가는 이슈 중 하나다. 하지만 청년실업률과 맞물린 청년 건강, 영양결핍! 그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차원에서 건강검진이 철저히 이루어진다. 또 직장이 생기면 기본적인 건강검진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취업준비생,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는 청년의 건강검진은 최소한 국가기관이 최초로 시행하는 내 생애 최초의 건강검진이 이루어지는 불혹의 나이까지는 없다. 얼마 전 필자는 점심시간에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들른 적이 있다. 그때 편의점에서 서서 먹는 테이블에는 김밥 한 줄과 컵라면 한 개로 끼니를 때우는 젊은이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요즘 유행하는 ‘혼밥’을 먹고 있었다. 우리의 미래인 이들의 건강을 누가 챙길 것인가. 값싼 음식을 찾아 건강에는 별 관심이 없는 이들은 청년실업과 맞물려 영양불균형과 결핍으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조사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은 2005년 19.9%에서 2014년 23.8%로 최근 10년간 약 6.2% 증가했으며, 특히 20대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40.3%, 30~40대는 27.8%에 달한다고 전했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아침 식사도 거른 채 그마저 점심에는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가 차원의 건강복지 정책이 절실하다.

그런데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농식품부가 청년창업과 쌀 소비 프로젝트인 미(米)라클 프로젝트인 ‘라이스 랩(Rice Lab)’을 통해 쌀 제품을 개발하고, 전문가의 조언 아래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며 식품기업 협력을 통해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외식 분야의 청년 창업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대구에서도 정책적 움직임이 나타났다. 대구시 청년위원회 복지분과의 강영수 위원 발표(청년! 밥은 먹고 다니니)에 따르면 청년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문화, 예술도 청년들에게 중요하지만 건강해야만 해당사항이 있다는 사실을 청년 스스로도 간과하고 있단다.

강 위원은 지난 총선 전 후보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청년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늘 그랬듯 후보들은 일자리 이야기만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에 강 위원은 청년의 건강과 먹거리에 관한 세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첫째, 청년 건강검진정책. 둘째, 청년 과일섭취 정책. 셋째, 청년 장보기 문화 정착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 대구 ‘꿈이룸 협동조합’ 신창섭 대표가 주재해 대구와 서울 청년들이 모임을 가졌다. 서울 청년허브와 서울 청년정책 네트워크에서 청년 독립생활자, 식생활 실태에 관한 조사연구(밥 잘 먹고 있나요?)를 통해 청년들의 변화 욕구를 감지해보았다. 실제 전통시장 장보기도 진행하면서 문제 해결 활동도 진행 중이다. 이런 청년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정치인들은 인기에 기대어 거대한, 실현 불가능한 청년실업 향상 프로젝트보다는 청년이 지탱할 수 있는 기초적인 청년 영양공급정책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 본다.

청년들의 자발적 노력과 움직임들도 더 확산돼 청년들의 몸과 마음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