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美대사, 대구명예시민 됐다

  • 최수경,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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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1 07:37  |  수정 2017-01-11 09:24  |  발행일 2017-01-11 제6면
해외파 명예시민 누구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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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오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그동안 대구 치맥 축제에 참가하는 등 대구에 각별한 사랑을 보여왔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대구시의 67번째 명예시민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으론 44번째.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리퍼트 대사는 권 시장 취임 이후엔 1호 명예시민이다. 권 시장은 “리퍼트 대사와 가족은 이제 대구시민이 됐다. 앞으로 자주 대구에 오기를 바란다”며 “여건이 되면 아예 대구로 이사를 왔으면 한다”고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리퍼트, 치맥축제 인지도 기여
67호 기록…외국인으론 44번째

MLB강타자 행크 아론 11호 수여
장대높이뛰기 부브카 65호 명예


◆67호 대구시 명예시민 리퍼트 대사

2014년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2015·2016년 연속 대구치맥축제에 참석, 대구시민에게 먼저 다가가 소탈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치맥축제 땐 미국관까지 별도 운영해 미국 맥주와 치킨요리를 소개했다. 그는 치맥축제의 인지도를 높여, 4년 만에 100만명이 운집하는 국내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대구시는 전했다.

또 그는 대구중앙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대구아메리칸코너에 수시로 찾아가 지역 학생들에게 미국 역사·문화·정치 사안들을 소개했다. 경북대에선 학생들에게 진로상담을 해주며 친근한 인생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리퍼트 대사는 “대구는 내게 참 특별하다. 아들(한국명 세준)과 함께 지난해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갔고, 문화유적지도 수차례 둘러봤다. 대구텍 등 기업도 방문했다. 그래도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치맥축제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갔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세 번째 치맥축제 방문은 일반 시민으로서 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이날 권 시장은 리퍼트 대사에게 기념품으로 자신과 대사가 이른바 ‘러브샷’으로 맥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담긴 사진액자를 전달했다. 박인규 한국미국협회 회장(DGB대구은행장)은 리퍼트 대사 초상화 1점과 대사의 딸에게 줄 한복을 건넸다. 한국치맥산업협회는 지역 서예가가 그린 그림 한 점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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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강타자 행크 아론이 대구시의 명예시민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그가 1982년 8월31일 이상희 당시 대구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은 뒤 악수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리퍼트와 홈런왕 ‘행크 아론’ 대구명예시민 ‘同門’

소문난 ‘야구광’인 리퍼트 대사는 이날 대구명예시민이 된 것과 관련해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대구의 11호 명예시민인 행크 아론은 위대한 야구선수다. 행크 아론은 우리 아버지의 영웅이기도 하다. 제가 그 선수와 같이 대구시의 명예시민이 된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시에 확인 결과, 미국 메이저리그 (MLB)에서 통산 755개의 홈런을 친 강타자 행크 아론은 1982년 8월31일 제19대 이상희 대구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당시 은퇴한 행크 아론은 애틀랜타시의원 자격으로 대구를 찾았다. 그는 대구·애틀랜타시의 자매결연위원회 위원 직함을 갖고 있었다. 대구시는 애틀랜타시의회에서 대구시 자매결안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그가 큰 공헌을 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아론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맞아 체결한 양 도시 자매결연 후 삼성 라이온즈 초청으로 방한해 야구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행크 아론이 대구시 명예시민이라는 사실은 딱 한 장 남은 사진만으로 증명된다. 아버지의 영웅과 같은 위치에 서게 된 것에 크게 고무된 리퍼트 대사는 “항상 대구를 기억하고, 꼭 다시 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 해외파 명예시민은 누가 있나

역대 대구시 명예시민명단을 보면 해외 인사(44명) 중에는 주한미군 19지원사령부 역대 사령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의 주한 대사·시장, 한·일우호증진에 기여한 일본 문화계 인사, 그리고 유명 스포츠 스타가 눈에 띈다.

주한 대사 중에는 리퍼트 말고도 이탈리아 대사 그라지엘 심블리티(1990), 폴란드 대사 야누쉬 쉬비트콥스키(2000), 카자흐스탄 대사 다르한 베르달리예프(2011)가 있다. 2001년도에는 수성못을 조성한 일본인 ‘미스자키 린타로’ 묘소를 재단장한 후, 가창 녹동서원과 함께 NHK 등 일본 언론에 적극 홍보한 공로로 일본인 니시지마 이사오 등 4명이 같은 날 대구시의 명예시민이 됐다.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는 2011년 8월 제65호로 명예시민 명단에 올랐다. 그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조정위원장으로 수차례 대구를 방문했고, 대구체고에선 육상 꿈나무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한 인연이 있다.

유정성(1994), 진가호(1996), 왕가서(1998) 등 중국 역대 칭다오 시장 3명도 대구명예시민이다. 미국의 수잔나 셈스텍 오(당시 대성그룹 고문)는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대구 유치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시민이 됐다. 대구시 명예시민 1호(1964년)는 제7군수사령관 로버트 피터스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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